[기자의 눈] 40분간 줄 서서 손에 쥔 마스크 두 봉지
[기자의 눈] 40분간 줄 서서 손에 쥔 마스크 두 봉지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3.03 15:10
  • 수정 2021-01-05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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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마트 서대문점 앞서
시민 1000명 공적 마스크 구매
욕설과 항의에 씁쓸함도
지난 1일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농협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서대문역까지 줄을 서고 있다. ⓒ진혜민 기자

주말 오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해 기자도 줄을 서서 구매를 해봤다. 이른바 ‘마스크 난’에 1000여명의 시민이 40분 넘게 줄을 서야 했다. 구매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다.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경기지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가 시작됐다. 이날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는 오후 3시부터 1000명에게 공적 마스크를 판매했다. 공적 마스크는 한 사람당 최대 2봉(1봉 3입 6150원)까지 구매 가능했다. 

당초 오후 2시부터 판매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마스크 도착이 늦어져 한 시간 뒤인 3시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시간에 맞춰 온 시민 중에는 지하철역에서 판매를 기다리거나 구매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예방을 위해 서울-경기지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가 지난 1일 진행됐다.이날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는 오후 3시부터 1천명에게 공적 마스크를 판매했다. 공적 마스크는 한 사람당 최대 2봉(1봉 3입 6150원)까지 구매 가능했다.ⓒ여성신문 진혜민
1일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는 오후 3시부터 1천명에게 공적 마스크를 판매했다. 공적 마스크는 한 사람당 최대 2봉(1봉 3입 6150원)까지 구매 가능했다. ⓒ여성신문 진혜민

농협 하나로마트 직원의 안내에 따라 기자도 오후 2시쯤 번호표를 받았다. 이후 오후 3시 30분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하나로마트에 다시 도착했다.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 약 1000여명이 모이면서 하나로마트 앞에서부터 서대문역까지 약 70m 이상 대기 줄이 이어졌다.

기자도 줄을 서고 있었다. 그 와중에 시민들끼리 언성이 높아졌다. 이는 ‘번호표’와 ‘대기’ 때문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2시부터 일찍이 번호표를 받고 줄을 선 한 시민이 판매 시간인 3-4시에 도착한 시민들에게도 번호표를 나눠준 것을 본 것이다. 그는 이에 부당함을 느껴 번호표를 나눠준 자원봉사자에게 “번호표를 나눠주지 말라”며 항의를 했다. 그는 이어 욕설도 내뱉었다. 그 순간 시끌벅적했던 대기 줄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자원봉사자는 이날 1000명에게 나눠줄 계획인데, 아직 800번대로 200장의 번호표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자원봉사를 하러 온 것”이라며 “이렇게 욕설을 듣기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후 그는 뒤늦게 오는 사람들에게 남은 번호표를 나눠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예방을 위해 서울-경기지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가 지난 1일 진행됐다.이날 하나로마트 서대문점에서는 오후 3시부터 1천명에게 공적 마스크를 판매했다. 공적 마스크는 한 사람당 최대 2봉(1봉 3입 6150원)까지 구매 가능했다.ⓒ여성신문 진혜민
세 명이 줄을 서서 인당 두 봉지씩 마스크를 구매했다. ⓒ여성신문 진혜민

한바탕 소란이 있고 난 뒤 대기 줄은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1인 한정 수량인 마스크 두 봉지를 계산하려는데 씁쓸함과 허탈함이 느껴졌다. 모두들 마스크 두 봉지를 얻으려 긴 줄을 서고, 그 과정에서 욕설과 싸움이 난무했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계속되는 항의와 문의 세례에 주말을 반납하고 일을 하러 나온 직원들도 지쳐 보였다.

마스크 하나 때문에 시민들이 고군분투 중이다. 줄을 서고 있던 한 50대 여성 이모씨는 “오늘은 주말이라 살 수 있었지만 직장을 다니는 입장에서 평일에는 어떻게 마스크를 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또 50대 남성 김모씨는 “마스크 때문에 싸움까지 벌어진다. 정부가 농협, 우체국 말고도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마스크 구매 과정에서 국민이 겪는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일 공적 물량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편의점에서도 팔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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