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3D프린팅으로
얼굴 크기·피부 특성 반영한
마스크팩 만드는 기술 선봬

로레알, 사용자 얼굴 스캔해
피부·대기질·트렌드 반영해
스킨로션 만드는 기기 개발

CES 2020 3D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얼굴 계측 장면.ⓒ아모레퍼시픽

뷰티 패션업계가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술을 접목하면서 사업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AI가 개인별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내 피부에 맞는 스킨케어를 제안하는 등 맞춤 화장품 시장을 만들고 가상체험과 AI가 고객 특성별 제품 추천 등 차세대 뷰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및 기술 전시회인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는 161개 국가에서 4500여 개 업체, 약 18만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았던 기술은 바로 AI였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업계 최초로 정보기술 분야와 접목한 첨단 뷰티 제품을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CES 테크 웨스트(Tech West) 베네시안 볼룸(Venetan Ballroom)의 혁신상 수상 제품 쇼케이스에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을 전시했다. 이 마스크팩은 사람마다 다른 얼굴 크기와 피부 특성을 반영해 나만의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만드는 기술이다. 마스크 도안을 실시간으로 디자인해 5분 안에 나만의 마스크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현장 방문객들은 “최첨단 기술로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진 나만을 위한 맞춤형 마스크팩을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은 ‘LED 플렉서블 패치(가칭)’는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패치 형태의 LED를 피부에 밀착해 사용하는 뷰티 디바이스 제품을 공개했다. 집중 케어가 필요한 표정 부위의 흔적을 지워주는 것이 목표다. 휘어지는 재질이기 때문에 LED 광원을 피부와 최대한 밀착, 피부 부위별 고민을 맞춤형으로 해결할 수 있고 탄력, 톤업, 진정 등 집중 케어가 가능한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이오페랩에서 2014년부터 개인 피부 측정을 시작해 현재 5800여 명의 데이터를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오는 4월 아이오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정식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빅데이터와 연계한 유전자와 노화 간 상관관계를 더욱 폭넓게 연구해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컬러테일러’ 애플리케이션을 지난 2018년 1월 출시했다. 이 앱은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150개가 넘는 약 6000개 넘는 입술 제품 중에서 사용자의 퍼스널컬러와 비슷한 립스틱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갤럭시S9’ 제품에서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에 탑재돼 소비자들은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룩과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한 뒤 구매하는 모습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은 이번 CES 2020에서 인공지능 맞춤형 화장품 기기인 ‘페르소’를 선보였다. 페르소는 로레알 본사가 아닌 스타트업인 ‘로레알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를 통해 1년을 준비해 개발했다. 이 기기는 높이 약 16.5cm, 무게 약 450g이다. 페르소는 4단계 과정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 포뮬러를 즉석에서 만들며 인공지능인 만큼 사용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사용자 피부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생산한다. 아침에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열어 얼굴을 스캔하면 AI가 피부 상태나 대기질, 공해, 트렌드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스킨로션을 할 때마다 만들어준다. 하루치 분량을 캡슐로 만들어 위생적이며 파운데이션과 립스틱 등도 AI가 같은 방식으로 개인별 제품을 제조해준다.

페르소의 맞춤형 립스틱과 파운데이션 포뮬라 생성 기능은 향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페르소는 오는 2021년 로레알 스킨케어 브랜드와 합작해 출시된다.

이날 CES 현장에서 로런 리즈만 로레알 미국법인 부사장은 “2021년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기기를 판매하거나 렌털하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로레알은 제조업에서 벗어나 AI를 기반으로 화장품 원재료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스스로 만드는 서비스업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네슬레가 머신이 아닌 커피 캡슐로 돈 버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무신사에서 도입한 AI 기반 서비스.ⓒ무신사

패션업계도 AI기술을 활용한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의 10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는 빅데이터 가공을 통해 고객정보를 분석하고 이미지 및 보이스 검색, 360도 코디숍, 인기상품 필터링 등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8가지 체형별 정 사이즈와 오버사이즈 핏을 보여주는 ‘16핏 가이드’, ‘트렌드별 상품 큐레이션 ’360도 코디숍‘ 등을 내놓았다. 실물과 거의 똑같은 색상과 상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70여 개 색상칩을 사용,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비슷한 제품 이미지를 보여줘 직접 보고 살 수 없는 온라인쇼핑의 단점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령 고객이 찾는 의류나 소품을 무신사 앱이나 웹페이지에 올릴 경우, AI 기반 이미지 분석기술이 해당 제품과 같거나 유사한 상품 최대 50가지를 찾아준다. 사용자와 맞는 상품 색상, 길이, 패턴, 소재 등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원하는 아이템을 추천해 줘 편의성을 높였다. 올해 AI기술 등을 통해 거래액 1조5000억원을 돌파를 목표로 삼고 현 시스템상 고객의 이용 횟수를 확인하기 어려우나, 해당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고 평가도 좋은 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정확하게 서칭해 구매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로 새 서비스나 신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AI기술은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는 회원들이 얻을 수 있는 쇼핑 편의성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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