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미지상] “여성으로 못 갈 길 없다”…한 자리에 모인 미래 여성 지도자들
[2019 미지상] “여성으로 못 갈 길 없다”…한 자리에 모인 미래 여성 지도자들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12.12 19:59
  • 수정 2019-12-16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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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 시상식
‘올해의 인물’에 이수정 범죄심리학자
미지상 김혜정·박수진·이슬예나·전환희·한가은 5인
성평등 공로상에 김혜숙·박선영·조현욱 3인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수상자들과 참석자들이 이날 시상식을 마치고 ‘With you’(당신과 함께)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현 사진작가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수상자들과 참석자들이 이날 시상식을 마치고 ‘With you’(당신과 함께)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서로를 응원했다. ⓒ박정현 사진작가

2019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올해 젠더 이슈를 정리하며 한해를 마감하는 여성들의 송년 모임이었다. 

‘2019 올해의 인물’로는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선정됐다. 올해 미지상에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박수진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이슬예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PD, 전환희 SK텔레콤노동조합 위원장, 한가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이 선정됐다. 올해 신설된 성평등 공로상은 김혜숙 전무(유한킴벌리 지속가능경영부문 부문장),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받았다.

시상식은 자매의 의미를 살려 각계의 여성 멘토가 수상자를 소개하고 시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수정 교수는 국내 최고의 범죄심리학자로 20년 동안 범죄심리학 연구를 했다. 다수의 살인사건과 여성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 수사에 참여했다. 전자발찌 도입, 스토킹 방지법, 의제 강간 연령 상향 촉구 법안 마련에 참여하는 등 법률 시스템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이수정 경기대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영란 양형위원회 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정현 사진작가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이수정 경기대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정현 사진작가

이 교수는 “강력범죄 희생자의 80%는 여성”이라며 “이름 없는 시신 때문에 이 일을 이 일을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해명을 해줄 수 있다면 그게 남은 사람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성폭력과 관련한 수업을 했는데 남자들이 불편해 하더라. 나만 갖는 문제의식이 아닌지 생각했다. 일단 주제에 대해 이해시키는 일을 해야 되지 않는지 반성했다. (남녀의) 이해격차를 줄여나가는 데 노력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미지상’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박수진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이슬예나 EBS PD, 전환희 SK텔레콤노동종합위원장, 한가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왼쪽부터)이다. ⓒ박정현 사진작가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미지상’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박수진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이슬예나 EBS PD, 전환희 SK텔레콤노동종합위원장, 한가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왼쪽부터)이다. ⓒ박정현 사진작가

미지상을 받은 김혜정 부소장은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와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활동을 하며 ‘업무상 위력’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사법부가 성인지 관점의 판결을 내리는데 기여했다.

그는 “상담소에서 사건을 볼 때마다 잘 싸우고 싶고 이기고 싶어진다. 싸울 때마다 우리 사회 얼마나 많은 자원들이 성별에 따라 편향적으로 편중됐나 느낀다”며 “남성 가해자들은 자원을 총동원하지만 피해 생존자들은 너무나 오랜 기간 최소한의 돈과 여력도 없는 가운데 싸움에 나서 싸워낸다”고 말했다.

박수진 변호사는 지난 4월 형법상 낙태죄 위헌소송에 대리인단으로 참여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는 “여성 법조인으로써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과 싸움을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전환희 위원장은 통신 3사 노동조합의 최초 여성 위원장이다. ‘휴가사용 기재란’을 폐지하고 ‘휴가 셀프 승인제’를 도입해 휴가사용권리를 찾고 포괄임금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는 “여성 지도자가 한 명 한 명 발굴될 수 있도록 선임들의 노력이 있어서 제가 있게 됐다”며 “여성으로서 가지 못갈 길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슬예나 PD는 올해 4월부터 ‘자이언트 펭TV’ 연출을 맡고 있다. 캐릭터 펭수는 ‘펭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성별, 연령 구분 없이 전 연령대에서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PD는 “‘자이언트 펭TV’는 제작진 모두가 펭수가 돼 사회적 편견이나 정치적 색깔에서 최대한 자유로운 상태로 개인을 조롱·비난·희화화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순수한 웃음과 힐링을 드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더 책임감 가지고 이 사회에 좋은 빛과 진정한 힐링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하고자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가은 사무국장은 수상소감으로 “지난 10년간 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인권현장에서 이주여성들을 위해 활동을 해왔다”며 “그것은 나를 위한 활동이기도 했다. 나 또한 이주여성이기 때문이다. 활동하는 동안 배우고 깨닫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과 혐오가 없는 평등한 세상을 향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성평등 공로상’에 선정된 김혜숙 유한킴벌리 지속가능경영부문 부문장(왼쪽에서 첫 번째)과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왼쪽에서 세 번째)과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정현 사진작가
제17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성평등 공로상’에 선정된 김혜숙 유한킴벌리 지속가능경영부문 부문장(왼쪽에서 첫 번째)과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왼쪽에서 세 번째)과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이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정현 사진작가

성평등 공로상을 받은 김혜숙 전무는 “기업에서는 여성 임원이나 리더 수가 너무나도 부족해서 앞으로 미래에는 더 많은 리더들이나 인물들이 나와서 결정권을 갖고 여성적 시각을 통해 사회를 위해 발전시킬 수 있는 내용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는 유한킴벌리의 다양성최고책임자로서 기업 내 여성리더십 확장을 위한 여성위원회를 최초 설립했다. 

박선영 연구위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법의 언어로 담아내고 세상을 조금이나마 좋아지게 하고 싶었다”며 “그 길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들이 나에게 자매애로 연대와 지지를 줬다. 그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03년부터 16년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재직하며 여성, 가족, 노동 법제도 연구를 통해 성평등 확산에 기여한 법학자이다.

조현욱 회장은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 시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여성 변호사 4인과 함께 최 시인을 대리해 승소했다. 조 회장은 “우리는 법률가로서 역할을 하고 현장 활동가는 현장에서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손 잡아주며 같이 나갈 때 남녀가 함께 행복하고 여성의 권익이 더 높아지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수상하신 분들의 면면을 보니 (현재) 너무 많이 일을 해서 미래에도 일을 하라는 채찍과 격려의 의미로 상을 준 것 같다”며 “오늘 수상하신 분들은 수많은 여성 시민의 몫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 성폭력 관련법을 제정해왔다. ‘82년생 김지영’이 많지 않은 미래, 원하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원하는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신발 끈을 조여야겠다”고 했다.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은 “미지상이 여성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지고 힘을 서로 주고받는 특별한 여성들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여성신문은 이날 행사에서 올해의 젠더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 안희정 성폭력 사건 유죄 판결 △'장학썬' 사건 용두사미 △남성 연예인 단톡방 성폭력 사건 △여성 연예인의 죽음 “사회적 타살이었다” △최초 여성 헌법재판관 3인 시대 △최초 여성 2성 장군 탄생, 강선영 항공작전사령관 △"여자라서 안돼" 취업문 봉쇄 △국가대표 선수의 미투 △'벌새' '동백꽃 필 무렵' '여성 서사' 주목 등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허미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 홍미영 사회서비스원 이사장 등 각계 여성 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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