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성들에게 역할 모델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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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우체국 김혜영(44) 국장(서기관)은 우정사업본부에서 특별한 존재로 꼽힌다. 우리나라 첫 여성 우체국 총괄국장이자 정보통신부에서 유일한 여성 국장이기 때문이다. 다른 우체국 국장에 비해 젊은 나이도 그렇다.

“지난 83년부터 5급 행정사무관을 시작했고 지금의 정보통신부인 체신부에서 쭉 일했어요.” 그의 전문분야는 IT쪽. 주로 국제업무를 맡았으며 정보통신부 내 국제기구 과장·대외협력 과장 등을 역임했다. 가장 최근에는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전파연구소에서 인증 과장직을 맡았으며 지난해 10월 지금의 자리로 발령 받았다.

우체국쪽 경력이 적긴 하지만 총괄 지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어디까지나 송파우체국 살림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게 그의 임무니까.

흔히 우체국이라면 동네 우체국을 연상하지만 총괄우체국은 그 규모나 업무 내용이 일반 회사 못지않다. 특히 송파우체국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합쳐 700명 가까운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송파구에만 67만 명이 살아 다른 지역보다 우체국 규모가 크다.

“정보통신이 발전했지만 우체국 일은 결국 사람이 중심이죠. 사람 관리가 중요해요. 그래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실적도 절로 올라가죠.” 그가 이렇게 실적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우체국도 ‘사업’을 꾸려야 한다는 주문을 받기 때문. 예전처럼 ‘공무원이니까’하는 식의 접근은 통하지 않으며 매년 경영평가도 받아야 한다. 이 말은 우체국장이 곧 ‘CEO’가 돼야 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만족에 최우선을 두고 있어요. 가치경영을 하겠다는 말이죠.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어요.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우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과정이죠.”

그 결과 부임한 지 반년 조금 넘었지만 눈에 띄게 실적이 올랐다는 김국장의 자랑이다. 과장 자리에 있을 때보다 저녁 약속이 확실히 많아진 이유도 근무시간에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저녁 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나누기 때문. “중요한 결정 사안이 있을 때 과장들하고 많이 이야기해요.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으니까 실무자들의 말을 잘 듣게 되죠.” 직원들과의 ‘대화’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집배원을 빼면 우체국에서 일하는 사람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아요. 하지만 요직에는 주로 남성들이 앉아있죠. 그래서 제 존재가 의미를 갖지 않나 싶어요. 적어도 저를 보면서 여성이 우체국 국장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거 아니에요.”

그래도 공무원 시험이나 고시를 보고 우체국에서 일하게 되는 여성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에 예전에 비하면 여성들이 관리직에 진출하는 수가 늘기는 했다. 송파우체국만 해도 16명의 주사(6급) 가운데 반 정도가 여성이라고.

“어차피 수가 중요해요. 여성 공무원 수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한 10년 기다리면 웬만한 요직에 다 여성들이 가 있지 않을까요?”

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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