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장애아 보육에 관심 가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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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참석 경험 등 국제 감각을 살려 서울시 복지·여성정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겠다. 국제교류를 통해 다른 나라의 훌륭한 사례를 찾아 서울시에 도입하는 한편 보육, 성매매 등 서울시에서 모범적으로 해온 사례는 다른 나라에 대도시 모델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새 복지·여성정책보좌관에 임명된 황인자 전 여성부 차별개선국장이 밝히는 포부다. 정무장관(제2)실 국제협력담당관 이력과 여성부 시절 제4차세계여성대회, 여성과 아동인신매매에 관한 국제회의 등 수많은 국제회의 참석 경험을 가진 황 보좌관다운 말이다.

황 보좌관은 지난 83년 체신부 일반특채로 공직에 입문, 20년이 넘는 공직생활 동안 여성정책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88년 정무장관(제2)실을 거쳐 행정자치부 초대 여성정책담당관, 여성부 권익증진국장, 차별개선국장 등을 지냈다.

“여성에 국한되지 않고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에 대한 복지, 의료보건을 포괄하고 있어 폭넓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무장관실 경험으로 복지 업무가 낯설지 않다.”

정무장관(제2)실은 초기 사회문화업무 전반을 다루었다. 이 시기 정무장관실에서 일했던 황 보좌관은 노인정책을 담당했었다. 88년 노인전담부서와 노인전문병원 등의 필요성을 강조한 노인정책종합방안을 대통령께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주변에서 복지업무를 함께 봤기 때문에 복지 업무가 생소하지 않다는 것이다.

1급으로 승진했지만 국가공무원 국장급에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결정이 간단치는 않았다. 황 보좌관은 “서울시는 우리나라 4500만 인구 가운데 1000만 인구를 대상으로 정책을 펼치는 큰 조직”이라며 “큰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좋은 경험이고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시 여성정책 분야의 경우 황 보좌관은 가출 청소녀와 장애여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지를 나타냈다. “가출청소녀 문제는 중앙에서 볼 때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서울시 늘푸른여성센터를 하루 빨리 방문해보고 싶다.”

장애여성에 대한 황 보좌관의 관심은 지체장애를 가진 친구로부터 출발했다. 친구는 재력도 있고 대학교수로 일할 만큼 지식인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살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하곤 했다. “장애여성의 임신과 출산, 건강, 장애아보육 등은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소한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설에서는 이런 부분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서울시의 여성정책부서 조직 개편을 비판하는 여성단체들의 지적에 대해 황 보좌관은 “어깨가 무겁다”며 “하지만 조직 개편 초기인 만큼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여성부에 있을 때는 마음같이 현장을 자주 방문할 수 없어 정책이 집행되는 현장에 대해 잘 몰랐어요. 이제 현장을 직접 보면서 더 많은 정책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겠어요?” 시민의 목소리와 민간 전문가의 조언을 충실히 반영해 서울시 복지·여성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황 보좌관의 다짐이 힘차다.

김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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