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논단]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꼬마 여성가족부’가 아니다
[여성논단]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꼬마 여성가족부’가 아니다
  •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19.09.06 15:11
  • 수정 2019-09-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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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내 부서와의 관계,
협의체 역할·기능 관건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의 성평등정책 추진체계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지난 5월 7일 교육부, 법무부, 문체부 등 8개 정부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성평등정책 추진체계는 정부 부처인 여성가족부와 부처 내 하부조직으로서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라는 병합형 구조로 변화됐다.

여성정책 추진기구인 여성가족부는 2014년에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되어 성주류화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의 기능도 여성정책의 기획‧종합 등에서 모든 사회정책을 성평등 관점에서 기획, 시행, 점검, 평가하는 성주류화 전략으로 이동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반영한 추진체계 구축은 미흡했고, 이로 인해 성주류화 전략은 효과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한편, 2018년 미투는 여성가족부 중심의 성차별. 성폭력 방지 정책이 가지는 한계를 보여줌으로써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영역별(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처 전담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런 배경 속에서 탄생한 것이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정책의 성평등 관점 반영 및 성차별 구조 개선과 소관 분야(영역)별 성희롱·성폭력 방지 등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이 같은 추진체계의 변화는 정책의 방향, 집행 체계 등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지금까지의 여성가족부 중심의 성주류화, 젠더폭력방지 정책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성가족부와 부처별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라는 병합형 추진체계가 성평등정책의 발전을 가져오기 위한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성가족부와 양성평등정책담당관과의 협력 및 연계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우선적으로 고민되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컨트롤타워고,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부처 내 ‘꼬마 여성가족부’라는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부처별 칸막이가 높기도 하지만, 여성가족부가 다른 부처의 업무를 컨트롤 할 실효적인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과 여성가족부 내 동일기능(성주류화, 젠더폭력 방지정책 등)을 수행하는 부서와의 관계와, 성평등정책의 조정과 협력을 위한 양성평등정책담당관 협의체(이하 협의체)의 기능과 역할 등이 심도 깊게 고민되어야 한다.

특히 후자의 협의체는 여성가족부가 성평등정책의 연계, 협력을 위해 양성평등정책담당관으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그 기능과 역할이 명확하지 않고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지도 않는 한계가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협의체에서는 여성가족부와 양성평등 전담부서 배치 인력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성평등 특화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전담부서 운영 지정 및 점검, 자문을 위한 부처 양성평등정책위원회 위원장 회의를 정기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성평등 특화 교육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전담부서 배치 인력의 전문성 확보 방식이 교육프로그램 운영방식이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성평등정책의 기획, 수립, 집행 등의 과정은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담부서의 점검’등은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자칫하면 간섭, 개입이 될 수 있다. 부처 내 젠더거버넌스 위원장 회의를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도 단순 자문을 위한 구조라면 실질적으로 운영 될지 미지수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 협의체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여 협의체의 기능과 구성 등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성과 관련해서는 현재와 같은 구성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조로 할 것인지, 어느 방식이 협의체 운영방식으로 적절한지, 그리고 국무총리 산하 양성평등위원회와의 연계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8개 부처에서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안착하기 위한 조건 마련이다. 부처별 젠더거버넌스의 강화가 시급하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젠더거버넌스의 결과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경찰개혁위(2017년10월11일), 검찰개혁위(2018년4월23일), 문화체육계 대책위(2018년5월31일),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자문위(2018년6월28일), 법무부 대책위(7월15일), 양성평등 전담부서 설치 권고). 미투 이후 이루어진 법제도 변화 역시, 젠더거버넌스의 역할이 컸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현재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설치되어 있는 8개 부처 중 일부를 제외하고 명칭과 기능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젠더거버넌스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성평등정책, 특히 성폭력.성희롱방지 정책은 다른 어떤 정책보다 현장성을 필요로 한다. 훈령 등으로 설치되어 있는 부처 내 젠더거버넌스의 기능, 구성 등을 살펴본 후에 젠더거버넌스 운영의 실질화를 위해 현 시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색해야 한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설치되어 그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 새롭게 구축된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의 발전은 초기 구조의 완결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의 성공을 위한 부처간 협력체계 및 부처별 민간협력체계 구축과 강화를 위한 고민이 보다 심도 깊게 이루어져야 하다. 이 고민은 관련 정책행위자 뿐 아니라 성평등 민주주의 사회를 희망하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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