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라서 어드‘맨’티지인가요
남성이라서 어드‘맨’티지인가요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08.22 15:30
  • 수정 2019-08-22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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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티지 + 맨
남자기 때문에 얻는 이점

돌봄 영역, 이중잣대 심해

일‧가정 양립은
여성에 더욱 해당
수신지 작가의 웹툰 '며느라기' 중 한 장면
시댁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젊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며느라기' ⓒ며느라기 페이스북
수신지 작가의 웹툰 '며느라기' 중 한 장면
시댁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젊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며느라기' ⓒ며느라기 페이스북

설날 아침, 남편이 아내를 도와주려는데 시어머니가 열심히 일하는 며느리들을 옆에 두고 자신의 아들은 이런 것 할 줄 모른다며 부엌에서 내보낸다.

“어머 어머, 쟤 좀 봐. 네가 이걸 어떻게 한다고 그래. 차례상 망치면 어쩌려고. 이리 줘라. 내가 할게.”
“나도 이 정도는 해~”
“이거 주고 아버지한테 가봐.” 

직장인 여성이 결혼 뒤 느끼는 차별 문제를 다뤄 폭발적 호응을 얻은 수신지 작가의 웹툰 ‘며느라기’ 에피소드 중 한 장면이다. 

여성이 하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일을 남성이 했을 때 ‘이런 것도 할 줄 아냐’는 식으로 주목받고 치켜세워주는 성차별적 현상을 가리킨 신조어가 생겼다. ‘어드벤티지’(adventage)라는 단어와 ‘맨’(man)이라는 단어를 합친 이 단어를 한 누리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올려 1만 8천 회 이상의 리트윗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남편이 나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을 했다. 그런데 식당 직원이 아내 없이 아이들 데리고 나왔다고 서비스를 줬다고 한다. 엄마 혼자 아이들 데리고 가도 이런 대접해주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방송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KBS 2TV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내 없이 아이들을 돌보는 연예인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로 그려지고 있다. 육아는 공동의 영역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프로그램에서는 아빠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 거나 목욕을 시키는 것이 대단한 일로 묘사된다.

이런 현상은 특히 명절에 더욱 나타난다. 그래서 곧 다가오는 추석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20대 중반 직장인 여성 B씨는 “어드맨티지는 명절에 가장 잘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큰 집인 우리 집에 작은아빠 내외가 온다. 우리 세 자매는 엄마를 도와 명절 때마다 전을 부치는데 가끔 작은아빠가 튀김을 하면 작은엄마들이 작은아빠를 띄워준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열심히 일한 나와 언니가 잠깐 쉬고 있으면 일하라고 상당히 눈치를 준다. 본인 아들들에게는 아무 일도 시키지 않으면서”라고 덧붙였다. 

KBS 2TV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남녀가 함께 해야하는 돌봄노동에서 아빠가 도전하는 것처럼 비춰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방송 중 캡처
KBS 2TV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남녀가 함께 해야하는 돌봄노동에서 아빠가 육아를 도전하는 것처럼 비춰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방송 중 캡처

이처럼 특히 보살핌의 영역에서 이중잣대가 심각하다는 의견도 있다. 황진미 문화 평론가는 “남녀 할 것 없이 다 같이 벌고 키워야 하는 사회가 도래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예를 들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기안84와 이전의 ‘무한도전’ 멤버였던 정형돈은 집을 지저분하게 해놓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니까 살림을 못한다고 당연시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반면 여성들에게는 “살림을 태어날 때부터 할 줄 아는 것처럼 원래부터 완벽하게 갖춰져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은실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교수는 “남자들이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정상이고 반면 여성들은 성취하고 발전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사회”라며 “젊은 여성들이 억울한 것은 끊임없이 노력해서 가져야 하는 일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남자들은 그러지 않고 조금 보태기만 해도 플러스알파(+α)가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남성 중심적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냉소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또한 이런 것들에 일일이 대항해 싸우기도 사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나아가 “요즘 회자되는 ‘일‧가정 양립’은 여성에게 더욱 해당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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