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상온간편식 비비고 생선조림 3종.ⓒCJ제일제당

"오늘 고등어, 내일은 갈치 데워 먹어야지'

식품업계가 수산물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속속 진출하면서 수산물이 업계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레드오션인 육류와 달리, 수산 간편식 시장은 선두 주자가 없다는 점이 매력적 요소로 꼽힌다. 원재료를 단순 가공한 1세대, 참치캔·연어캔이 2세대, 참치스테이크·훈제연어 등 3세대로 진화할 만큼 업계는 다양한 식품군으로 확대하고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등 수산물 가공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산물 HMR 시장 규모는 339억원으로 2016년(220억원) 대비 3년만에 절반 이상 성장했다. 동원F&B,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이 올해 4조원 규모로 커진 시장 선점을 위해 수산물 가정간편식 개발과 출시에 공들이고 있다.

수산물 가공업체 1위 동원F&B는 지난 9일 50년 수산물 노하우를 담아 수산물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출시한 ‘수산 간편요리 KIT’ 3종(골뱅이비빔·꼬막간장비빔·꼬막매콤비빔 등)은 프리미엄 수산 밀키트 형태로 별도 조리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제품이다. 또 회사는 지난 18일 러시아산 대게 HMR 제품을 선보여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특히 동원은 손질과 가공, 보관이 번거롭다고 알려진 골뱅이와 꼬막을 열처리해 탱글한 식감을 살리면서 비법 육수로 간을 내 비린내를 제거하는 등 신선도 유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산물 HMR 시장엔 소극적이었던 CJ제일제당도 지난 3일 생선 조림류 HMR 제품인 ‘비비고 생선조림’ 3종을 선보였다. 가정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비비고 고등어시래기조림, 비비고 코다리무조림, 비비고 꽁치김치조림 등으로 구성한 국내 최초 용기형 상온 생선조림 제품이 차별화된 포인트다.

소비자는 수산물을 가공보다는 생물로 보고 집에서 조리해서 먹는다란 인식이 많이 잡혀있기 때문에 그간 가공식품 중에서 가장 성장하기 어려웠던 품목이었다. 회사 측은 수산물 가공 기술이 수산물을 집에서 갓 해 먹는 수준까지 과거보다 진화함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수산물 HMR시장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간편하게 맛있는 생선요리를 따뜻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한 끼 먹을 분량으로 즐기기 위해 편의형 수산 HMR제품 개발에 착수했으며 상온 HMR 제조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수산물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한 뒤 상온 제품의 편견과 한계를 깨는 맛 품질 확보에 특히 주력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특히 생선요리 맛의 핵심인 비린내 제거를 위해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차별화된 비린내 제어 기술을 적용했으며 깨끗이 세척한 생선을 각종 채소로 만든 특제 마리네이드로 장시간 숙성한 뒤 다양한 자연원료들을 활용해 조리 중 발생되는 비린내를 잡아 맛 품질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현재 가정간편식 분야에서 매출이 조 단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두업체다. 회사는 가정간편식 열풍과 맞물려 수산 가정간편식에서 자리잡기 위한 소비자 신뢰 등 형성되는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올 하반기 차세대 수산 HMR 시장 성장과 진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내 추가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가 없는 시장에서 새롭게 열리는 초기 시장으로 블루오션 맞다”라며 “당장 올해 수백억으로 보긴 어렵지만 소비자들 중심으로 수산물 HMR 경험이 확산된 후 그들을 통해 맛, 품질, 신뢰가 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최근 ‘렌지에 돌려 먹는 생선구이’ 3종을 출시했다. 생선 가공과 손질, 보관 등 번거로움과 조리 시 비린내와 연기가 나는 점 때문에 생선 조리를 꺼리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전자레인지에 2분만 돌리면 갓 구운 고등어, 꽁치, 삼치 등을 즐길 수 있다. 용량도 70~200g이고 가격대는 3000원대로 1인에게 알맞은 소용량 제품이다.

식품업계는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상온에 보관하는 등 간편한 조리와 긴 유통기한을 모두 갖춘 제품이 생산될 경우 국내 수산 간편식 시장의 성장성이 현재 6조원인 일본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발달로 아귀찜, 꽃게찜, 대게 등 고난도 해산물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수산물 섭취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7년 한국소비자들의 수산물 평균 섭취량은 1인당 58.4kg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평균 섭취량인 20.2kg보다 2배 가량 많은 수준으로 식품업계가 미개척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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