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돼줄래요?』 이수정 작가
‘내 편’은 알아보는 것
적 조차 내 편일 수 있어
뉴저지 '스푼스토리' 편집장

 

29일, 『내 편, 돼줄래요?』를 쓴 이수정 작가를 만났다. ⓒ여성신문
29일, 『내 편, 돼줄래요?』를 쓴 이수정 작가를 만났다. ⓒ여성신문

 

내 편은 알아보는 것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 편 하나 없다’고들 한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혹시 내 편이 없는 게 아니라 주변에 있거나 많은데, 내 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었다. (7쪽, 『내 편, 돼줄래요?』) 

29일, 『내 편, 돼줄래요?』를 쓴 이수정 작가를 만났다.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을 쏟아내는 이 작가의 입담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과연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북 콘서트를 진행하며 알았다. 엄마가 나이가 많건, 엄마가 엑스트라 배우건, 미국에 살건, 한국에 살건 관계 없이 감동을 주는 구나. 큰 감동은 아니어도, 내 이야기지만 일반적인 맥을 관통하는구나. 내 이야기 속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발견하는구나.”

『내 편, 돼줄래요?』는 무작정 독자에게 “네 잘못 아니야”라며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내 편을 만드는 법’도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이 작가가 알아본 ‘내 편’들에 대한 단상을 담담히 엮었다. 가족들, 친구, 발달장애가 있는 둘째 아이 저스틴, 살아가며 만나는 적, 나 자신, 스쳐 지나갔던 책 장수, 카페 등 어느 땐가 이 작가의 편이 돼주었던 모든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내 편이란 별 것 아니다.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내고 10점 만점인 사람만 내 편이라 생각할 게 아니다. 나는 떡볶이 먹고 싶은데, 모두가 불고기를 먹자 할 때 나와 같이 떡볶이 먹자 해주는 사람 그도 내 편이다.” 그는 사소한 데서 나를 공감해주는 이들이 곧 내 편이라고 말했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았어도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야말로 내 편일 수 있다. 또 생각의 전환을 통해 나의 적처럼 느껴지는 이들 또한 내 편이라 말했다. “늘 나를 화나게 만드는 이로 하여금 내가 발전한다면 그 역시 내 편이다. 내 편은 무엇일까? 스스로 돌아보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누구든 쓸 수 있다는 마음이 들기를 바라며 썼다. 기록만 한다면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다.” 이 작가는 평생 글을 써왔다. 뉴저지에서 20여 년째 살며 ‘소셜 윙크(Social Wink)’의 스토리 디렉터로, 독립잡지 『스푼 스토리(Spoon Story)』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 단편소설 『소리의 군무』로 제18회 재외동포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주말마다 주변 젊은 여성 한인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교실도 열고 있다. 북 콘서트 때마다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격려한다고 말했다.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다듬어 나가는 과정에서 자기 치유가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나 혼자 가져갈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는 글 자체가 자극이 되기 때문에 힐링이 될 수 있다.”

이 작가는 ‘내 편 수첩’을 제안했다. “울적하거나 우울할 때 수첩에 내 편을 한 줄 써보길 바란다. 내 마음을 알아준 가족과 동료, 버리지 못 하고 소중히 가지고 다니는 손수건과 만년필. 적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내 편은 알아보고 찾아가는 것이다. 내 기억 속에, 마음 속에 항상 있는데 잊는다. 하지만 써두면 든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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