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은행의 BOK 경제연구에 실린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임자 현금 흐름경로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P 내리면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줄면서 이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분기당 5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차주의 소비는 약 8만원이 증가했지만 고정금리 차주 소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뉴시스

금리인하가 소비를 늘리기도 하지만 가계부채가 많은 계층에서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의 BOK 경제연구에 실린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임자 현금 흐름경로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P 내리면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줄면서 이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분기당 5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차주의 소비는 약 8만원이 증가했지만 고정금리 차주 소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상환액 감소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입자의 소비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2011년 3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한국은행 가계부채 데이터 베이스에 있는 주택담보대출 차입자 중 표본 선택으로 추출한 10만6236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금리하락이 변동금리 차주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과 유동성, 신용 접근성, 부채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소득과 유동성이 낮고 저신용자일수록 이자상환액 감소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반면 소득이 높거나 유동성이 풍부한 차주들은 이자 감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부채가 많은 차입자인 경우 이자부담 감소는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적극적이었다.

유동성이 풍부한 차입자의 경우 이자 상환액 변화에 따른 한계소비성향은 0.343에 그쳤지만 유동성이 부족한 이들의 경우 한계소비성향이 0.603으로 높게 추정됐다. 한계소비성향은 추가로 벌어들인 소득 중 소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한계소비성향이 0.5라면 100만원을 추가로 벌면 50만원은 소비에 쓴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신용카드 이용액, 원금상환액, 이자 상환액의 합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 중간값(0.55)이하인 차주를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송상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자상환액 감소가 원금상환액 증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유동성이나 신용 접근성이 낮은 차주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라며 “소득 대비 부채수준이 높은 차입자는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적극적으로 가계부채 수준이 확장적 통화정책의 현금흐름경로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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