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기업의 디지털 인재난, 여성 고용으로 타개해야
[세상읽기] 기업의 디지털 인재난, 여성 고용으로 타개해야
  •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 승인 2019.07.25 08:00
  • 수정 2019-07-25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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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1000개 기업 분석 결과
경영진 젠더 다양성 확보한 기업
수익성 21%·가치창출 27% 증가
글로벌 기업 여성 인재 육성에 투자

 

국내 IT 및 기술 기업의 인재 유치 전쟁이 한창이다. 로봇,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신산업 분야 핵심 인재 유치를 위해 기업 총수가 직접 전 세계를 발로 뛰고, 수억대 연봉, 성과급 제시는 기본이다. 기업 간 소송까지 불사하는 모양새이니 가히 사활을 걸었다고 할만하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지옥에서라도 데려올 것이 좌완 파이어볼러만이 아닌 듯하다.

이렇게 기업이 국내·외 가리지 않고 기술개발(R&D) 인력 유치에 나서는 것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디지털 인재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한 신산업·신기술이 기존 산업 구조와 기업 경쟁구도를 위협하면서, 관련 분야 인력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수급이 여의치 못하니, 물 건너서라도 구해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당장 우수한 가용 인력을 해외에서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의 인재 육성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6년까지 노동인구(15~64세)가 218만명 감소할 전망이다. 지금부터 핵심 산업 분야에 일할 인력이 육성되지 않으면 향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인력 부족 현상을 타계하기 위해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제4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2019~2023)’을 통해, 초·중등 단계부터 창의‧융합형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 Mathematics) 교육을 실시해, 여학생의 과학기술 분야 유입을 촉진한다니 반색할 일이다. 이와 더불어 필자는 우리 기업들이 여성 인력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길 주문하고 싶다. 유입 단계에서부터 산·학 협력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이 육성되고, 이렇게 배출된 여성 인력을 기업이 지금보다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 걸스 인 텍(Girls in Tech), 우먼테크메이커스(Women Techmakers), 피텍(P-Tech) 프로그램 등 글로벌 기업은 인재 육성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인재 육성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봐야 한다.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첫째, 기업 조직의 성 다양성은 기업 성과를 높인다. 지난해 12개국 1000개 기업을 분석한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진 젠더 다양성이 확보될 경우 수익성은 21%, 가치창출은 27% 증가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조직원이 모인 기업일수록 재무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다.

둘째,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좋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구매 결정의 중요한 요소이다. 상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자신과 상반되는 가치를 표방하는 기업의 상품은 구매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가치·감정 소비 경향을 띄는 여성과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기업의 젠더 다양성은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 요소로 작용할 수 있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성장모델로 포용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 맥킨지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성평등이 진전되면, 2025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약 12조 달러 증가될 것이라 봤다. 글로벌 IT 기업은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이미 여성인력에 전략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 기업도 물론 이런 시대적 흐름을 공감하고 다양한 여성인력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앞서 기술했듯이,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다 전략적이고 실질적인 실행을 이뤄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의 KPI(핵심성과지표)에 성 균형을 위한 노력을 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평가에 포함되지 않으면 직장 내 성평등 같은 소프트한 요소는 얼마나 벌었는지 같은 재무재표의 뒷 순위로 밀리기 마련이다.

십보방초(十步芳草)란 말이 있다. 열 걸음의 짧은 거리에도 아름다운 꽃과 풀이 있는 것처럼, 인재는 도처에 있다. 우리나라에 매년 우수한 여성과학기술인이 배출되고 있다. 우리 기업에서 놓치고 있진 않은지 세심히 살필 때다.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신임 소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신임 소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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