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폴리틱스] ‘심블리’의 컴백, 야성을 회복하라
[김형준의 젠더폴리틱스] ‘심블리’의 컴백, 야성을 회복하라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9.07.18 07:43
  • 수정 2019-07-17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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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당 대표 복귀한 심상정
범여권 정당 이미지 벗고
대중적 진보 정당으로 혁신해야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심상정 의원이 83.6%의 압도적인 득표로 정의당의 새 대표로 선출됐다. 2017년 당 대표에서 물러 난 후 2년 만에 복귀다. 심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진보 집권의 길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심 의원은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선출되어 정계에 입문했다. 2012년 총선(고양 덕양갑)과 2016년 총선(고양 갑)에서는 각각 49.4%와 53.0% 득표로 당선됐다. 2017년 대선에서는 정의당 후보로 출마해 6.2%를 득표했다. 심 대표는 비록 대선에서 5등을 했지만 ‘사랑스러운 심상정’이라는 뜻의 ‘심블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심 신임 대표 앞에는 만만치 않은 난제들이 자립잡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에서 정의당의 승리를 일궈내야 한다. 심 대표는 “한국 정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자유 한국당을 역사의 뒤안길로 퇴출시키고, 집권 포만감에 빠져 뒷걸음 치는 민주당과 개혁 경쟁을 넘어 집권 경쟁을 시작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심 대표의 주장처럼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의당은 야당보다는 범여권 정당으로 비춰졌다. 정의당이 촛불 혁명으로 출범한 현 정부와 중요 정치·정책 사안에서 보조를 맞춘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야당은 근본적으로 ‘살아 있는 권력’인 집권 세력을 견제해야 존재감이 생기는 법이다. 지난 2년 동안 이정미 대표 체제에서 정의당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현 정부의 인사 참사, 경제 실패 등에 대해 전략적으로 침묵하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을 떨쳐내는데 실패했다. 최근 청문회 위증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검찰 총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이정미 전 대표는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자가 거짓 증언한 것이 아니라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거짓 질문을 하고 있다”는 이상한 논리로 보호했다. 현재 정의당이 과거 보수 정권 시절 집권 세력을 비판했던 그토록 엄격한 기준과 원칙을 현 정부를 향해 일관성 있게 적용했는지 자문하고 성찰해야 한다. 심 대표도 ‘민주당 2중대’라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정의당은 정의당 노선에 따라 협력할 건 협력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것이지 여당을 지원하는 것은 어느 정당도 없다”며 “더 이상 정의당을 범여권으로 분류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야당은 상황이 어찌됐든 살아있는 권력을 비판하는데 주력해야 지 죽은 권력과 제1야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존재감을 찾는다면 잘못된 것이다. 진보 진영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고 노회찬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 4·3 보궐 선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지만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 맞서 불과 504표(0.54% 포인트) 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것은 분명 정의당에 대한 경고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한국당이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일정 부분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이 무조건 여당을 지지한다면 그것은 정의당답지 못한 것이다.

한국 갤럽의 2017년 7월 2주(11~13일) 조사 때와 2년이 지난 최근 조사(7월 9~11일)를 비교해보면, 정의당 지지도는 8%로 변함이 없다. 이정미 대표체제 하에서 외연 확장에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한국 갤럽의 작년 11월 4주(20~22일) 조사에서 “만일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 인가?”라는 질문에, 정의당 지지도는 13%였다. 그런데 최근 6월 4주(25~27일) 조사에서는 8%로 추락했다.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 정의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심 대표는 “정의당의 이름으로 승리할 것이다. 후보 단일화는 우리 당의 원칙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총선에서 비례의석 한두 석 더 얻기 위해 대표된 것 아니다. 지역구 후보들의 출마와 당선을 위해 당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의당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2중대’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 실정에 대해 대안을 갖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야성을 회복해야 한다. 더불어 명실상부한 대중적 진보 정당으로 당을 확장하고 혁신해야 한다. 우리는 ‘심블리’의 힘을 믿고 기대한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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