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성적 대상화한 웹툰… 플랫폼에도 책임 물어야
여성 성적 대상화한 웹툰… 플랫폼에도 책임 물어야
  • 김재현·범지희·이린·조은혜(평택대 광고홍보학과 4학년) / 정리=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7.19 07:40
  • 수정 2019-07-18 19: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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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대 광고홍보학과·여성신문 산학협력]
포털사이트 인기 웹툰 7편 분석
27개 장면서 여성차별 드러나
성 역할 고정관념·여성비하·폭력·
여성 주체성 무시 표현 등장
네이버 웹툰 ‘뷰티풀 군바리’의 한 장면. 평택대 광고홍보학과 학생들은 이 장면을 두고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한 장면”이라며 “여성 간 성관계에 대한 남성의 판타지를 반영해 선정적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네이버
네이버 웹툰 ‘뷰티풀 군바리’의 한 장면. 평택대 광고홍보학과 학생들은 이 장면을 두고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한 장면”이라며 “여성 간 성관계에 대한 남성의 판타지를 반영해 선정적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네이버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되는 일부 인기 웹툰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한 작품이 여럿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대 광고홍보학과 4학년 김재현, 범지희, 이린, 조은혜씨가 네이버와 다음에서 연재 중인 웹툰 중 요일별 조회 수 상위 7개 웹툰을 조사한 결과, 27개 장면에서 여성의 성적 대상화,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강화, 여성비하, 신체폭력, 여성의 주체성 무시 등의 내용이 나왔다.

네이버 웹툰 ‘여신강림’의 여성 캐릭터는 가슴이 크게 부각됐다. ‘뷰티풀 군바리’에서는 여성 간 성관계에 대한 남성의 판타지를 반영해 선정적으로 표현했다. ‘스터디 그룹’에서는 남학생들이 여성 교사에게는 대들며 폭력을 저지르지만 남성 교사에게는 대들지 못하는 학생들의 장면이 나온다. 다음 웹툰의 ‘쌍갑포차’에서는 남편을 ‘풍파 막아주는 방파제’라고 표현하는 장면을 통해 남성에게 의존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강화한다고 학생들은 진단했다.

학생들은 “웹툰 내에 성차별적 요소가 많이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웹툰을 보며 더욱 현명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4명의 학생들은 능동적으로 비판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는 방법을 기르고 다양한 성차별적 표현의 유형과 특징들,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독자들의 반응 등을 알아보기 위해 좌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평택대 4학년 김재현, 범지희, 이린, 조은혜(오른쪽 두번째는 양정은 교수) ⓒ평택대
(왼쪽부터) 평택대 4학년 김재현, 범지희, 이린, 조은혜(오른쪽 두번째는 양정은 교수) ⓒ평택대

-각자 성차별적 표현이라고 생각했던 기준은 무엇인가.

김재현 차별적인 내용이 등장했을 때 그 내용을 비판하느냐 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봤던 것 같다. 비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게 잘못이고 바뀌어야 한다는 말인 것 같다.

이린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한쪽 성(性)만이 할 수 있다거나 해야만 한다고 여겨질 때라고 생각했다. 특히 여성이 곤경에 처했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해결하거나 그 누군가가 남성으로 등장하면서 보호해야 할 때 성차별적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범지희 주인공이 같은 행동이나 상황에 놓였을 때 작가가 굳이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 지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당하고 있는 것을 성차별적 요소 기준으로 우선시했다. ‘여성은 어떠해야 한다’는 색안경 낀 작가의 견해가 드러난 것 자체가 성차별을 시작하는 생각의 시작이라고 본다. 나도 일상생활 속에서도 ‘여자는 어때야지’ 하는 말들 진짜 듣기 싫다.

조은혜 ‘웹툰을 보는 우리가 불편하다면 그게 성차별이다’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웹툰의 대사와 장면 하나하나 꼼꼼히 봤다. 불필요하게 여성의 신체를 과장해서 그리거나, 여성이 혼자 어려운 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남성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게 되는 전개가 생각보다 많이 보였다.

-성에 대한 차별이 남·여 중 어떤 성에 많이 나타났나.

범지희 모니터링 할 때 나는 최대한 공정하게 보려고 했는데 남성에 대한 차별적 표현은 찾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더 오랜 기간 모니터링 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조회 수 랭킹이 높은 웹툰들 중에서 여성 차별적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재현 남성에 대한 성차별적인 표현은 못 본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가부장적인 성향이 표현되고 있는 게 아닐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성차별) 유형은 무엇인가.

김재현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다른 것들 보다 선정적인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 남자보다 여자의 몸매를 부각하는 경우가 많았고, 댓글에도 그런 장면에 대해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린 맞다. 더 그려 달라고 하던가 수위를 높여 달라는 댓글도 있더라. 불편한 장면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공격받고 댓글이 묻히거나 삭제되는 경우도 있었다.

범지희 아무래도 같은 장면이라도 몸매를 더 부각되게 그리면 독자들이 그 장면에 오래 머물러있게 되고 반응도 폭발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 또 그렇게 그려진 여성에게 힘든 상황이 닥칠 때 남성 캐릭터의 도움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독자들 반응은 더 커진다. 예를 들어 ‘너무 멋있다’, ‘왜 내 주변엔 이런 남자 없냐’ 같은 반응들.

-예상치 못했던 표현은 무엇이 있었나.

김재현 여자 몸매를 부각해서 그리는 장면은 많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미성년자 여자 캐릭터를 그렇게 그리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나서 좀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이린 나는 네이버 웹툰 ‘5kg를 위하여’에서 어릴 적 학교폭력을 당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던 여자가 있었는데 주변 동성 친구들이 어떤 노력을 해도 극복을 못하다가 새로 사귄 남자친구로 인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내용을 보고 좀 어이없었다. 생각보다 이런 유형이 웹툰에서 많이 나오는 거 같다.

조은혜 성적 대상화만큼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많이 봤던 것 같다. 하다못해 여성 판사가 피고의 얼굴을 보고 반해서 형량을 깎아서 판결 내리는 장면이 되게 불편했다.

-각자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었나.

김재현 다음 웹툰 ‘소녀 신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나무꾼의 엄마가 집안일을 잘못한다고 선녀를 구박하며 “천하에 아무 쓸모도 없는 년!”이라고 욕하는 장면이다. 이게 가사노동은 전부 여자의 몫이고, 가사노동으로 여자의 가치가 결정된다는 가부장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여자의 입장에서 봤으면 더 기분 나빴을 것 같다.

범지희 나는 여성의 남성의존성향이 드러난 장면이 생각난다. 다음 웹툰 ‘쌍갑포차’을 보면 ‘너 하나 바라보며 풍파 막아주는 방파제 같은 신랑 있으니까 좋지?’라는 대사가 나온다. 남편을 ‘풍파 막아주는 방파제’라고 표현을 하면서 여성은 남성의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말을 하는 게 보기 많이 불편했다. 여성이라고 해서 자기 자신을 못 지키거나 가정을 이끌지 못 한다는 것은 너무 옛날 사고방식이기 때문에 보면서 어이없었다.

ⓒ평택대·다음 웹툰
ⓒ평택대·다음 웹툰

-성차별적 표현이라고 생각했지만, 각자 선정하기 애매했던 장면들을 어떤 게 있었나.

김재현 다음 웹툰 ‘화양연화’에서 남자 캐릭터가 성희롱을 당하는 여자 대신 나서 가지고 화를 내주는 장면이 되게 애매했다고 생각했다. 잘못된 표현이라는 걸 지금은 알게 됐지만 처음 봤을 때는 그냥 ‘곤란에 처한 여자를 도와주는 멋있는 남자구나’라고만 생각했다. 이렇게 보니까 남자랑 여자가 판단하는 게 서로 진짜 다른 것 같다.

이린 맞다. 남자들은 보통 잘 느끼지 못하는 게 현실이긴 하다. 한국에는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가 옛날부터 있었고 많은 미디어에서는 늘 여자는 연약한 존재, 남자는 자신들이 히어로 같은 존재로 나오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나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진 탓인 것 같다.

 

ⓒ평택대·네이버웹툰
ⓒ평택대·네이버웹툰

-어떠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나.

김재현 작가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그린 만화 속 한 장면이 많은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이린 쉽지는 않겠지만 남녀 간 인식의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억지로 바꾸려 하는 것 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말이다.

범지희 가장 중요한 건 웹툰을 연재하는 플랫폼의 정확한 규제와 관리라고 생각한다. 웹툰은 다양한 연령층이 보는 미디어다.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간혹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어린 초등학생들이 선정적인 장면이나 폭력적인 장면을 보고 있을 땐 놀랄 때가 많다.

조은혜 독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네이버웹툰 ‘푸들과 Dog거중’이 처음 연재되기 시작할 때 댓글에서는 작가 성별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작가가 웹툰에 그려진 모습이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성상과 남성상’과 관련이 없는데도 작가의 모습에 대해 ‘여성이다 남성이다’ 논란이 빚어지는 걸 보고 독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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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윤희 2019-07-19 13:27:41
그리고 소녀신선 같은 경우 기사를 읽고 해당 페이지를 계속 찾아봤으나 찾지를 못해 맥락을 언급하지 못하겠으나 저 화면만 당장봐도 해당 작가가 과거의 잘못된 여성 억압적인 부분을 강렬하게 비꼰 장면이 아닙니까. 독자들이 그런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작품을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도리어 작품을 읽는 현대 여성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요. 저 장면을 보면 누구라도 분개하지 않을까요. 

저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웹툰을 아예 보지를 않기 때문에 다른 장면은 언급하지 못하겠지만, 당장 눈으로 보이는 문장 자체를 왜곡해서 이런 언급을 하는 것은 너무나 페미니즘, 혹은 여성인권이 역공격 당하기 정말 좋은 것이라 생각해 구독자로서 기사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최이윤희 2019-07-19 13:26:17
그리고 저들 여성은 부부가 함께하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이게 주체성을 무시한 남성의존 성향인가요? 그리고 그런 삶을 찾을 수 있게 옆에서 동지적으로 도운 것이 저 여성의 남편이죠. 서로 의지하는 "부부의 관점"에서의 대화가 저렇게 이상하게 해석되는 것이 웹툰 팬으로서, 평소 여성인권과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이해 불가입니다.

가뜩이나 페미니즘이 공격을 받아 기운 빠지는 이때, 보기 드물게 여성 신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여돕여” “여성위주의 서사”의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쌍갑포차를 보편적 문장 자체 왜곡도 문제이지만, 맥락을 거세하고 이런 식으로 다루는 것에 굉장히 이상해서 긴 글 남깁니다.

최이윤희 2019-07-19 13:18:08
쌍갑포차 저 문장을 저렇게 해석하는 것은 정말 억지스럽군요. 그럼 “태산같은 스승 아래 열심히 학문에 매진했다” 라고 쓰면 주체성을 상실한 스승에 의존적인 학생이 되는 겁니까.

더구나 해당 회차를 찾아보니 쌍갑포차 저 문장의 맥락은 완전히 무시하셨군요. 저 대화는 무려 1950년대 죽은 남편에게 수절을 강요하는 전통의 낡은 가부장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 여성과 그 여성의 전 남편의 누이가 나누는, 기존의 남성 중심의 가족관을 독립적인 여성의 관점으로 옮긴 문학작품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입니다. 그리고 저들 여성은 부부가 함께하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이게 주체성을 무시한 남성의존 성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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