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원 마라톤에 우리가 빠질 수 없죠”

3년 연속 참가하는 새마을 부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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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부녀회 임원들이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여석준 총무, 김재숙 부회장, 김동순 부회장, 백옥자 회장, 최영순 감사.

3년 연속 본지가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단체가 있다. 그것도 매년 500여명에 가까운 숫자로. 과연 어느 곳일까? 투철한 새마을 정신으로 무장된 ‘새마을 부녀회’가 그 주인공이다. 이름을 들으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왜? 새마을 부녀회는 전국의 20만 명이 넘는 ‘억척스런 아주머니’들이 모인 곳이니까. 건강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불우이웃돕기와 이웃사랑실천을 ‘실천’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평화 기원 여성마라톤대회’는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하나의 실천장소기도 하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특별시 새마을회 사무실에서 부녀회에서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새마을 부녀회 임원들을 만났다.

“500명 조직이요? 쉽지 않지만 어렵지도 않아요. 부녀회 사람들은 행동 개시하면 바로 실천하는 근성을 갖고 있거든요. 보통 단체로 신청하면 그 중에 적어도 몇 명은 빠지잖아요. 새마을 부녀회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 오히려 대회 날 사람이 더 많아질 때는 있어도요.” 올해 새마을 부녀회 새 선장자리를 맡게 된 백옥자(61) 회장의 부녀회 자랑. 그 역시 1, 2회 아줌마마라톤대회에 계속 참가해왔다. 지난 2년 간 아줌마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무얼 느꼈을까. 백 회장의 회고부터 들어보자. “일심동체로 뛴다는 게 좋아요. 각양 각층의 여성들의 모습도 맘껏 볼 수 있구요. 귀물스러운 대회라고 생각해요.” 귀물? 무슨 뜻일까. “귀하고 좋은 것을 귀물이라고 표현하죠.” 찬사가 대단하다.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이었죠. 평소에 잘 뛰지 않는데 대회 덕분에 뛰게 됐으니까요. 물론 즐거운 마음으로 뛰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죠. 여성들만 있는 것도 새로운 느낌이었구요.” 최영순(59) 감사가 말을 이어 받는다. “3㎞도 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하고 나니 오히려 너무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뛰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받아서 기뻤고 메달도 기분을 잔뜩 살려줬어요.” 김동순(54) 부회장도 이에 질세라 지난 대회의 기억을 떠올리기에 바빴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이런 형식의 대회가 잘 없잖아요.” 김재숙(65) 부회장도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을까. “무릎 관절이 안 좋았어요. 수술을 했거든요. 대회를 준비하고 직접 참가하면서 무릎 관절이 좋아졌어요. 걷는 것도 미리 연습이 필요하니까요. 대회 하나 때문에 저절로 건강관리가 되더군요.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뛰어보려고 해요.” 최영순 감사의 다부진 결의. “백옥자 회장님은 1, 2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에서 뛰질 못했어요. 그 당시 부회장이었기 때문에 회원들 관리하느라 바쁘셨거든요. 이번에도 회장님이라 또 못 뛰실 거 같은데 제가 회장님 손 붙잡고 뛰어 보려 해요. 그래도 되죠, 회장님?” 김동순 부회장의 각오에서 아주머니들 사이의 짙은 자매애가 느껴진다. “아줌마 마라톤 같은 아줌마들이 모인 새마을 부녀회를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요.” 김재숙 부회장의 각오도 만만치 않다.

쉰에서 예순 사이를 오르내리는 ‘할머니’ 뻘 여성들이지만 그들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20대 못지 않다. 오히려 더 힘이 느껴진다. “봉사가 즐거워요. 마음도 비우게 되죠. 그래서 젊어 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최영순 감사의 말이 그들의 젊은 기운에 대한 답변이 아닐까. “부녀회는 억척스럽지 않으면 어려워요. 그만큼 해야할 일이 많거든요. 직업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여기에 투자한다고 보시면 돼요.” 봉사하려고 태어난 거 같다는, 그래서 ‘봉사’라는 소리만 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는 김재숙 부회장의 고백도 그렇다.

혜원 기자

우리팀 이름은 ‘성미산’

성미산 살리기 염원 담아 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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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종호·신재정·신나라·김혜장·신경섭·나선미씨.

‘성미산’. 사람 이름일까, 아니면 어느 산 이름일까. 여성마라톤대회에 ‘성미산’이라는 이름을 걸고 단체로 신청한 팀을 본 순간 생긴 궁금증이다.

“성미산을 살리고픈 마음으로 팀 이름을 성미산으로 지었어요.” 팀을 이끌고 있는 김혜장(43)씨의 해명. 예상대로 산 이름이었다. 성미산은 최근 배수지 공사 문제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 성미산 팀원 모두 ‘성미산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마라톤대회와 성미산을 어떻게 연결할 지 궁금하다. “얼마 전 환경마라톤대회에서 했던 경험을 그대로 살릴 거예요. 일단 성미산 모양의 모자를 써서 시각적인 효과를 노리구요, 그 다음엔 성미산과 관련된 뺏지도 달 생각이죠.” 어디 그것뿐이랴. 성미산 살리기와 관련해서 만든 기념품을 판매하고 유인물도 나눠줄 생각이다. 할 수 있으면 모금도 해볼 요량이라고. 뛰면서 언제 하냐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성미산 팀이 뛰는 동안 성미산 대책위에 있는 사람들을 동원할 생각이니까. “도와줄 사람은 넘쳐난다”는 나선미(44)씨의 자신 있는 대답을 믿어보자.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김혜장·나선미씨의 관계가 왠지 심상치 않아 보였다. 한 가족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유를 물어봤다. “94년인가 마포에 <신촌 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 어린이집>이 만들어졌죠. 그 때 만난 사이에요.” 아이들을 통해 만난 사이지만 어른들끼리 더 친해져 버렸고 함께 한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는 집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가 됐다. 서로의 집이 바로 내 집이 된 건 기본. 마라톤에서 같이 뛰기로 한 김혜장씨 딸인 나라(14)가 이날 입고 온 청바지도 나선미씨 딸인 한슬(14)이 옷이었을 정도.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밥 당번을 정해 저녁을 같이 먹었지만 이제는 일주일에 세 번씩 서로 밥 당번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저녁은 집에서 먹게 되죠. 일주일에 세 번만 저녁을 차리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어요.” 김혜장씨의 자랑이다.

“성미산은 주민들에게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 아이들 놀이터구요. 배수지 공사를 꼭 해야할 이유가 없어요. 환경파괴만 될 뿐이에요. 성미산을 꼭 지킬 거예요. 이번 대회 주제가 ‘평화’니 환경사랑의 마음과 일맥상통하겠죠? 물론 마라톤 하나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5㎞를 너끈히 뛰고 나면 왠지 성미산을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질 거 같아요.” 김혜장씨 남편인 신재정(45)씨의 기대감이다.

지난 1월 23일부터 성미산 지킴이로 낮·밤 당번을 나눠가며 성미산 살리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성미산 팀. “인간방패까지는 못해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 정도는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어요.” 나선미씨의 말에 이은 “특별히 성미산을 알리고픈 마음은 없어요. 성미산을 지키고 싶은 마음만 갖고 뛸 거예요.” 나라의 당찬 포부를 들으니 왠지 성미산이 꼭 지켜질 것만 같다.

혜원 기자

달리는 ‘분홍 천사’들 기대하세요

마라톤 단체참가 대한간호협회 김의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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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 분홍색 천사들이 몰려온다. 그것도 백여 명이나. 본지가 주최하는 ‘여성마라톤대회’에 대한간호협회가 단체로 참가하기 때문이다. 간호협회는 본지가 여는 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회원들이 갖는 기대와 설렘이 남다르다. 특히 올해 80주년을 맞는 간호협회는 이번 대회가 8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로도 ‘만점’이라며 잔뜩 들뜬 모습. 간호협회 김의숙 회장도 이 대회를 기다리는 마음이 일반 회원들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더’하다.

“단순히 뛰기 위해 대회에 참가하는 게 아니에요. 간호사의 임무도 함께 안고 갈 생각이죠.” 간호협회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진 걸까? “응급약품이 들어있는 배낭을 하나씩 지고 뛸 거예요. 넘어지는 사람부터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까지 응급 처치가 필요한 사람이 분명 생길 테니까요. 편한 마음으로 뛰지만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쉬운 게 바로 마라톤이거든요.” 아하! 그렇구나. 간호사들에게 그 날은 일의 연장이었던 것. 단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간호사는 국민건강의 옹호자면서 생활건강의 실천가라는 사명을 갖고 있죠. 이번 대회는 간호사들의 사명이 제대로 발현될 기회가 될 거예요. 마라톤이 바로 생활건강이잖아요. 생활 건강에 신경 쓰다보면 자연스레 국민들도 건강해질 거구요.” 김 회장은 이번 대회에 단체로 참가하는 게 못내 기쁘기만 하다. 간호협회로서도 얻을 게 많은 행사라는 믿음도 있다. 특히 간호사 대부분이 여성이기에 ‘여성마라톤대회’라는 주제도 마음에 든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는 게 좋아요. 여성들의 건강 증진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보이잖아요. 여성들의 건강은 곧 가족과 나라의 건강을 상징하구요. 이번 대회를 통해 여성으로서 우리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여든 살 된 간호협회의 위상도 재정립해보려고 해요. 간호사들에게도 그들의 역할을 재확인 시켜줄 좋은 기회죠.” 여성마라톤대회를 간호협회의 발전과 연결시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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