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자! 사스
이겨내자! 사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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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향미>





인류의 문명을 비웃듯이 독성과 전염성이 강력한 급성호흡기증후군(이하 사스)이 창궐해 세계를 공포에 몰아 넣고 있다. 폐렴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저항력이 약해졌을 때 회복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가장 큰 직접사인이다.



특히 체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과 심폐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여전히 사망원인 1위인 중한질병이다. 세균성은 크기도 크고 혼자서도 증식하지만, 바이러스는 아주 작고 혼자서는 번식할 수 없기 때문에 꼭 숙주에게 침투해야 한다. 또한 숙주인 사람이 죽으면 자신도 불리하기 때문에 독성이 약한 선에서 적당한 공생이 이뤄졌다.



독성과 전염성으로 무장한 공비 수준



코로나바이러스는 다른 것과는 달리 독성과 전염성이 중화기로 무장한 공비수준이다. 우리 몸 속의 백혈구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강력한 바이러스들과 싸우는 셈이다. 세균을 물리치는 데는 항생제가 효과적이지만 바이러스에는 듣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인 것이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단독스파이로는 잠입해도 면역담당인 백혈구의 감시망에 붙잡혀 잡아먹히기 때문에 경로가 확실하고 거리가 짧아야 침투에 성공할 수 있다.



우리 몸을 점령하고 무력화 시켜야 최대한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대량 유입돼야 성공한다. 대량 침투한 바이러스는 무장공비처럼 재빨리 폐세포 속을 차지하고 염증을 일으키며 점령군으로 행세하니 사람의 입장에서는 병에 걸린 것이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갑작스러운 고열, 호흡곤란, 두통, 근육통, 심한 쇠약감이 있으며 콧물과 인후염도 보이고 마른기침, 가래가 있으면서 혹시 피가 섞이기도 한다. 병리소견은 폐포와 폐실질이 출혈을 일으키고 부종과 반점이 생겨서 세포가 국소적으로 괴사를 일으킨다.



현미경상에는 백혈구와 대식세포들로 채워진 폐포가 보여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것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감염된 사람 중에서 체력이 약하고 피로가 심하고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급성기를 거치면서 회복되지 못하고 세포조직이 파괴되면서 고열과 호흡곤란에 시달리다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매개물은 배설물과 기침가래



우리 집에도 비상이 걸렸었다. 북경서 공부중인 딸애가 걱정돼서 어머니는 속을 끓이셨다. 중국에서 외국인 귀국조치가 내려지고 공항에 적외선 열감지기가 설치되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딸은 귀국했다. 4월 한달 동안 마스크를 쓰고 살고 비행기안에서도 꼼짝못하고 답답하게 숨을 쉬다가 한국 공기를 마시니 살 것 같다고 했다.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하는 말이 “홍콩서는 한 아파트에서 같은 라인 사람들이 화장실을 통해 전염이 돼서 희생자가 났다던데…” “얘는 폐렴은 침이나 가래 같은 공기전염인데 어떻게 화장실을 통해서 전염이 되냐… 떠도는 소문 아니니? 홍콩은 그래도 수세식 화장실인데.”



딸애가 하는 말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 퉁박을 주며 머릿속으로 아파트의 화장실과 환풍기, 하수도관이 낡아서 그랬을까 상상도 해보았다.



5월5일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세계보건기구의 결과가 발표됐다. ‘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호흡기를 통한 공기감염보다 배설물이 더 위험하고 중요한 매개체라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상온의 배설물 속에서 4일 이상 살지만 에탄올과 아세톤, 포름알데히드로 소독하면 5분 안에 죽는다. 그러므로 가정이나 병원에서 화장실을 소독약으로 정기 소독해주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도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시속 160킬로미터의 강속구처럼 파편과 함께 바이러스도 분출해 주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므로 역시 조심해야 한다.



우리 몸의 대처방안



허술한 집에 비바람이 들이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허약한 우리 몸을 숙주로 이용해서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격무에 혹사당하고 피로에 지치거나 노약자처럼 면역이 약한 경우에 침투하기가 쉽다. 만성피로가 지나친 현대인들이 많으니 병에 타격을 받지 않으려면 체력조절과 피로회복이 필요하다.



·화장실을 자주 소독하고 다녀온 후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콧속에 많은 균이 살고 있으니 습관적으로 코 근처를 만지거나 후비지 말아야 한다.



·만성 폐질환이나 감기, 비염, 편도선염, 인후염 등을 앓는 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화돼 감염피해가 더 커질 수 있으므로 빨리 치료를 받아 완쾌해야 한다.



·사람이 많은 곳, 밀폐된 공간, 중앙집중식 복합건물 - 극장, 백화점, 지하공간 등을 피한다. 특히 노래방이나 집회장소의 마이크는 세균의 온상이다. 소독을 요구하거나 씌우개를 한다.



·집에 돌아가면 목구멍을 소금물로 양치질하고 가글해서 소독해준다.



·건물의 창문을 열고 환기를 충분히 해준다. 에어컨 필터 청소도 필요하다.



·평소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신선한 야채, 과일, 귤, 사과, 마늘, 양파, 콩나물, 다시마 등 비타민 C, B, 미네랄을 충분히 먹는다.



한의학 치료는 어떻게 할까



사스에 한방병명을 붙이자면 춘온(春瘟) 내지는 풍온(風瘟)이라는 전염성질환으로 일체의 열독통치방으로 증세를 해소시키면서 몸의 면역력을 높여 이겨내는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책을 펼치고 이용할 수 있는 처방을 궁리해보니, 증상에 따라 황련해독탕에 거담진해제인 이진탕을 합방하거나 형방패독산이나 연교패독산 청열해독탕을 쓸 수 있겠다. 어린이나 몸이 약한 소음인형에는 향소산에 행인, 상백피, 지골피, 맥문동, 우방자, 길경을 처방하면 좋을 듯 싶다. 항체생산과 면역력을 높여주는 도라지와 더덕을 예방차원에서 강력 추천한다. 호흡기 감염과 목감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우엉씨, 기침에 좋은 행인은 만성적으로 호흡기가 약한 사람이 먹으면 효과적이다.



남의 폐속에 들어갔던 공기는 도로 나와서 내 폐속으로 삼켜진다. 내 뱃속에서 나온 배설물들은 남의 입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누며 사는 공동체적인 생명이다. 내 건강이 늘 다른 이의 건강과 연결돼 있으니 나 한사람이 건강하면 그만큼 이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이다. 폭탄의 위력과 맞먹는 무시무시한 태풍도 어느 결에 기세가 꺽여 사그라지듯이 더 큰 희생자 없이 바이러스가 순해져서 인간과 공존 공생하는 날이 오길 소망해본다.



이유명호/ 대한여한의사회 부회장, 남강한의원장02-719-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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