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기저귀 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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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나 혼자 낳은 게 아닌데, 왜 키우는 건 나 혼자야?” 이런 의문을 지닌 이라면, 방법을 간단한 데서 찾자. 이 책을 애 아빠 혹은 장래의 애 아빠에게 살포시 쥐어주는 것. 초보 아빠가 알아야 할 육아·아내 사랑법이 무려 257가지나 실렸다. 그것도 두 아이를 직접 키운 아빠인 저자가 자신의 체험담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유머러스하면서도 금과옥조가 가득하다. 아내가 일을 하고 싶어하면, 대신 당신이 육아휴가를 받아서 집에서 아기를 돌보라거나 당신이 집에 오면 아내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이젠 내 차례야. 아길 이리 줘”라거나 하는 말은 훌륭하다. 남자친구나 남편에게 딱 세 번쯤 읽게 하고 독후감 받기 딱 좋다.

제임스 더글러스 배런 지음/ 중앙일보 미디어 인터내셔널/ 8,500원

아침 깜짝 물결무늬 풍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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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소설 쓰는 일을 분석과 탐구로 여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중략) 삶 자체의 풍경들에 무작정 발끝을 채여 덩달아 자꾸 눈시울이 뜨거워졌을망정, 생의 비의를 파헤치려는 치열성 따위에는 점차 미련이 없어졌다.” 한때는 내용면에서나 형식면에서나 재기발랄하기가 제기랄 맞아 손가락 딱 소리내며 깔깔대게 만들던 작가 구효서가 확실히 달라졌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단편집이다. 11편이나 실렸다. 갈수록 소소해진 것들에 눈 돌리고 갈수록 얌전해지는 구효서와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책제목으로 간택 당한 이 이상한 제목은 인디언들에게 전설로 전해지는 풍뎅이 이름이다. 60년 동안 나무 속에 알의 상태로 박혀 있다가 매일매일 조금씩 조금씩 나무를 갉아먹으며 세상에 나온다는. 믿겨지나?

구효서 지음/ 세계사/ 9,500원

유쾌한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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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시각디자이너의 속시원한 삶과 꿈이다. 서울산업대 시각디자인과 교수이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계이사인 저자의 유쾌한 수다 모음이다. ‘불쌍한 여자들을 위한 개인신문’을 달고 시작했지만, 즐거운 ‘여우보 女友報’를 내는 둥 끊이지 않는 저자의 활력을 볼 수 있다. “허벅지 꼬집던 고생도 얻고 나면 기쁘다”거나 “약간은 질겨야 맛있는 고기처럼 환란이 없으면 삶도 멀멀하다”란 초장에 적힌 저자의 말처럼 14년간 서른두 번이나 교수 임용 이력서를 내는 등 힘들고 어려웠던 때도 있었지만, 저자는 즐겁다. Fun! Fun! Fun! “어려움이 찾아오면 하!하!하! 웃으면서 역설의 이론, 반란의 의미를 잘근잘근 씹는다. 어딘가 기쁨이 숨어 있을 거야”란 말을 곱씹으면서. 알짜배기 ‘교수 임용의 힌트’까지 실렸다.

나성숙 지음/ 여백미디어/ 12,000원

그녀들의 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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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속임수로 시작된다? 정말? 궁금하면 결혼해 보라는 잔인한 말을 하고 싶진 않지만, 해본 이들은 알 테다. 허니문과 비터문은 숟가락 한 개 차이라는 걸. 이 책이 바로 그걸 알려주는 짭짤한 결혼 이야기다. ‘함께 하는 시간=행복’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거나, ‘결혼 5년 이내에 이혼의 위험성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아이의 방을 꾸미기 전에 가정의 기초부터 튼튼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거나 세상과의 관계에 충실하고 가끔 각자의 시간을 가지라거나 ‘부부, 특히 젊은 부부에게 독립성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게 아니므로 생활하면서 시간을 따로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남편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라’ 등등 유부녀라면 꽤 고개 끄덕거릴 결혼 유지 비결이 샅샅이 담겼다.

“<소울 메이트>에서 토머스 무어는 모든 인간의 영혼은 두 가지 열망을 경험한다는데, 하나는 애착이요, 다른 하나는 자유다.” 이때문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남자와 같이 사는 게 만만히 볼 일이 아니란 사실 하나는 확실히 일깨워준다. 그러니 이혼이 그리 많겠지?

마그 스타크 지음/ 루비박스/ 10,000원

조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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