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노년여성’을 앞세우다
미디어, ‘노년여성’을 앞세우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19.06.07 08:00
  • 수정 2019-06-07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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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가시나들’, 할머니들 이야기는 무궁무진
신선해서‧‧‧인기 끄는 ‘실버 유튜버’
MBC 파일럿 예능 '가시나들' 포스터 ⓒMBC
MBC '가시나들' 포스터 ⓒMBC

노년 여성이 TV, 유튜브 등 미디어에서 콘텐츠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흥미와 감동을 주는 인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5월 19일부터 MBC가 야심 차게 내놓은 예능 ‘가시나들(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은 경남 함양을 배경으로 한글을 모르는 다섯 명의 할머니들과 20대 연예인들의 동고동락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가시나들’은 칠곡군의 할머니들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감독 김재환)을 리메이크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출연진에는 배우 문소리, 위키미키 최유정‧우주소녀 수빈과 같은 20대 걸그룹 멤버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서로 짝꿍을 정해 함께 장을 보는 등 단란한 시간을 보내며 세대가 이해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공개해 그들이 글을 배운다는 의미를 곱씹게 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예능보다 낫다”, “정규 편성을 해 달라”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가시나들’을 연출한 권성민 PD는 프로그램에 일반인 노년 여성과 20대 아이돌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주인공은 노년 여성이다. 늘 가족의 주변부에 머물러있던 이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매력 있는 존재인지 드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아이돌은 시청자의 시선을 대변하는 존재다.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는 노년 여성을 같은 여성의 입장으로서 공감할 수 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표지 ⓒ위즈덤하우스
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표지 ⓒ위즈덤하우스

TV뿐 아니라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었던 유튜브에서도 노년 여성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스타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는 구독자 90만 명을 넘겼다. 그가 10개월 전 올린 ‘시장에서 산 천원 립스틱 5천원어치 리뷰‘ 영상이 조회 수 233만 회를 넘기며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Susan Wojcicki)는 박막례 할머니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채널’이라는 극찬을 하기도 했다. 박막례 할머니는 퉁명스러우면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다양한 연령대에 사랑을 받았다. 박 할머니뿐 아니라  82세 먹방·여행 유튜버 영원씨, 먹방 유튜버 순이엄마 등 노년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인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2067년 장래인구 특별 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연평균 48만 명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국은 고령사회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주체의 연령층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노년 여성의 모습에 대해 황진미 문화 평론가는 “박막례 할머니는 영상 속에서 원하는 대로 살아라 등의 메시지를 던지고 그 모습을 젊은 세대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여 주목하게 되는 것”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황 평론가는 “젊은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노인들은 그저 귀여움의 대상 혹은 특이한 존재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며 “손녀의 연출을 통해 제작되는 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와 20대들과의 관계가 두드러지는 예능 ‘가시나들’도 젊은 세대라는 시각을 경유해 노년 여성을 바라본다. 이러한 현상은 젊은 세대가 역사의 질곡을 거쳐 나온 그들을 탈역사적인 존재로 바라보거나 상대적으로 거리감이 큰 세대를 그저 귀여움의 대상으로 치환하려는 무의식적 발로일 수 있다”며 우려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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