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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시간 강의만으로 참석자들의 생각이 평등하게 바뀌지는 않아요. 이제 수동적인 교육이 아니라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해 내가 나를 바꾸는 교육을 만들 겁니다.”

여성부 산하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장성자 초대 원장의 취임 첫 마디다. 2년간 이끌어온 여성부 여성정책실장 자리를 이임하고 한 열흘 쉬었을까, 장 원장은 다시 바쁜 업무를 시작했다. 이화여대, 미국 워싱턴 대학원을 나와 여성개발원 사업본부장, 여성특위 정책조정관, 여성부 여성정책실장을 역임한 이력에서 항상 새로 만들어진 여성정책 기관에서 기틀을 다져온 그의 활약상을 읽을 수 있다.

“사람부터 뽑아야죠.” 여성발전기금에서 올해 22억원의 예산을 배정받고 인력 18명으로 운영될 교육진흥원이지만 아직은 장 원장과 실무추진팀 4명이 전부.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 초대 원장의 발걸음이 부산할 수밖에 없다. “실제 교육을 담당할 교육운영팀과 행정지원, 교재개발, 온라인교육프로그램 등을 맡을 기획지원팀으로 구성될 거예요.”

양성평등교육기관 설립은 여성부 탄생 이후 줄곧 논의된 내용이다. 크리스챤 아카데미 출신인 한명숙 전 여성부 장관과 여성개발원에서 사업본부장을 지낸 장 원장이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공감했기 때문이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교육 대상은 무한하다. 우선 여성정책을 집행하는 공무원을 들 수 있다. 장 원장은 “여성발전기본법을 통과시키고 성인지적 예산 편성을 이야기하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그 내용을 잘 모른다”며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승진 점수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부, 행자부 등에 교육 마케팅을 펴 공무원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진흥원은 직접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양성평등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전문 강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중요한 집단이 보육교사, 초중고 교사, 학부모 등이다. “이들이 평등교육을 체화하고 아이들에게 전달한다면 어려서부터 평등의식을 갖고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생활지도사, 보건의료사 등 전국에서 생활 상담을 맡은 이들을 교육해 생활화된 평등의식을 확산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평등의식을 갖춘 지도자를 키워내는 일 역시 중요하다. 장 원장은 “여성이라고 모두 젠더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교육을 통한 적극적인 여성 지도자 산파 역할을 자청했다.

개원식도 치르지 않은 교육진흥원엔 6월 셋째 주 남녀평등의식 전문강사 교육, 지방자치단체 위탁교육 등 벌써부터 교육 일정이 잡혀 있다.

“교육은 점차 보고 듣고 느끼는 등 오감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요. 여성사전시관이 그러한 예죠. 교육진흥원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전시관에서 바로 느낄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둘은 같이 있어야 해요. 3∼4년 후엔 독자적인 공간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어요?”

여성개발원 건물에 세 들어 시작한 첫걸음이지만 사회 전반에 양성평등 의식을 확산시키겠다는 다짐으로 초대 원장의 포부는 크다.

김선희 기자sonag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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