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2차 가해 집단 ‘기자단톡방’ 수사 나섰다
성범죄 2차 가해 집단 ‘기자단톡방’ 수사 나섰다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5.16 13:46
  • 수정 2019-05-16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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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무렵 생겨 30~100여명이 오가
불법촬영물 공유부터 성범죄 2차 가해까지
2017년 유사 사건에서 솜방망이 징계
일명 ‘기자단톡방’의 소속 언론인들은 불법촬영물과 성범죄 사건 피해자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유출 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
일명 ‘기자단톡방’에 불법촬영물과 성범죄 사건 피해자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유출되는 등 불법이 자행되었다. ⓒDSO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고 피해자들을 2차 가해한 일명 ‘기자 단톡방’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고발이 정식접수 됨에 따라 절차대로 수사에 돌입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3일 기자들을 만나 채팅방 앱 서비스를 제공한 카카오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 밝혔다. 지난 10일 여성단체 디지털성범죄아웃(DSO)는 기자단톡방의 참가자들을 불법촬영물 및 음란물 유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명예훼손, 성매매처벌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기자 단톡방 사건은 언론인 수십여 명이 모인 단체 카톡방 ‘시가 흐르는 문학방’을 통해 불법촬영물 동영상과 사진 등을 유포하고 성범죄 사건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는 등 2차가해를 한 사건이다. 

단톡방은 ‘찌라시왕’이라는 닉네임의 한 이용자가 직장인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의 언론인만 이용할 수 있는 게시판에 정보방을 만들 예정이라며 2016년 4월 경 처음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댓글을 단 이용자 중 일부를 찌라시왕이 개인적으로 부서와 회사명을 모두 확인한 후 단톡방 ‘정보방’에 초대했다. 정보방에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다 일부 언론인이 이를 제지하자 다시 생겨난 것이 ‘시가 흐르는 문학방’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방은 유동적으로 30~100여명 가량의 언론인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성범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언론사) 형님들, (불법촬영 동영상)공유하셔야 합니다”, “○○○영상이 떳다는데 사실인가요?” 등 불법촬영 동영상을 공유할 것을 요청하고, 심지어 성범죄 사건 피해자의 SNS와 일상사진까지도 공유했다. 

기자 단톡방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4월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4일 논평을 내고 “성범죄가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음에도 취재 등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도 목적 외의 용도로 공유하는 행위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다”며 “언론사와 언론노동자 모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조현욱)도 5월 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미투운동을 계기로 전 사회에 성폭력 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극에 달함에도 취재 등으로 얻게 된 피해자들의 신상정보와 영상을 공유했다”며 “기자로서의 직업윤리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파렴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한국여성민우회는 ‘강간문화의 카르텔:언론의 젠더감수성과 저널리즘 윤리’ 토론회에서 최이숙 동아대학교 교수는 “취재를 위해 기생집과 룸싸롱을 드나들던 남성중심적인 관행이 오늘날의 남기자 단톡방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앞서 2017년 있었던 유사한 사건의 경징계가 낳은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2017년  파이낸셜뉴스, 세계일보, 머니투데이, 아이뉴스24 소속의 30대 남성 기자 4명이 단체 카톡방을 통해 자신의 회사나 출입처의 여성 동료선후배를 성희롱 하고 신체 특징을 리스트로 뽑아 공유한 사건이 있었다. 피해자의 신고를 통해 공개된 해당 사건의 가해자들은 기자협회 2년과 1년 6개월 자격정지처분을 받고 각각 조직에서 2개월에서 1개월 감봉 조치를 받았다. 한국기자협회 자격이 정지되면 기자협회 회원으로서의 권리가 박탈되나, 기사를 작성하는 데에는 사실상 문제가 없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영상홍보전공 교수는 “언론사에 여성 기자들이 많이 진출했으나 문화 자체가 완전히 바뀌지는 못 했다”라며 “우리나라는 유례 없이 보도 가이드라인이 많은 나라다. 성평등, 재난, 의료, 장애인, 노인, 어린이 피해자 등 각종 보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나 이를 정부부처에서 만든 후 언론사는 이를 기자들에게 직접적으로 교육 시키는 데에는 소홀하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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