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1·광역1·기초5 입후보

사상 최저 투표 우려속 ‘선전’ 기대

‘7인의 독수리’.

4·24 재보궐선거에 여성 후보 7인이 출사표를 내고 맹활약 중이다. 4월 첫 주 2명(본지 721호 참조)에 불과했던 여성 후보는 8, 9일 후보등록이 끝난 뒤 5명이 늘어 모두 7명이 입후보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새로 등록한 이들은 모두 무소속이거나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은 기초의원 후보자. 여야 정치권과 개혁·진보를 막론하고 정당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이는 경기도 의원으로 출마한 박현옥씨 한 명뿐이다. 줄기차게 여성의 정치진출 확대를 외친 정치권의 공언이 ‘헛구호’였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후보는 공주시장에 도전장을 낸 오영희(56·무소속)씨. 오 후보는 32년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교육통으로 4명의 남성 후보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자민련 텃밭인 공주에서 ‘여성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충남·전남·경남도에서 4명을 뽑는 광역의회 의원 선거엔 12명이 입후보했고, 여성 후보는 경기도 수원제3선거구에 나온 박현옥(57·한나라당 경기도지부 여성위원장)씨 한 명(8%) 뿐이다.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박 후보는 갖가지 불리한 조건을 뚫고 맹렬한 기세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 91명중 여성 7명

23명을 뽑는 기초의회 의원 선거엔 55명이 입후보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5명(9%). 서울 은평구 김미경(38·수색동), 부산 사하구 강정순(67·괴정3동), 경북 영천군 신정숙(46·신녕면), 경북 군위군 전성구(54·고로면), 충남 아산시 이진숙(34·인주면) 후보가 주인공.

국회의원 3명, 기초단체장 2명, 광역의원 4명, 기초의원 23명을 뽑는 이번 재보선엔 모두 91명이 입후보,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후보자 91명 가운데 여성은 7명으로 7.6%를 차지했다. 평일 근무시간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사상 최저 투표율이 예상돼, 그나마 ‘가물에 콩 나듯’ 나온 여성 후보들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서울 은평구 의원에 입후보한 김미경씨는 “지방선거는 대부분 조직싸움인데, 투표율이 낮으면 인지도가 낮은 여성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최대한 발로 뛰는 수밖에 없겠지만, 선거 당일 선관위나 기업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는 유권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인터넷 홈페이지(www.nec.go.kr)에 후보자의 재산, 본인과 직계가족의 병역사항, 세금 납부 실적, 사무소 연락처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성 후보가 많은 기초의원 선거 정보는 그러나 사무소 연락처, 합동유세 일정 등이 없이 약력소개에 한정돼 있어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기초단체장

▲공주시장 후보 오영희(기호4·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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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으로 1심 재판 뒤 스스로 물러난 윤완중 전 공주시장의 부인이다. 오 후보는 4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지금 남편이 다시 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이라며 “남편이 재임기간에 하던 일을 중단할 수 없고, 모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공주는 전임 시장 2명이 연거푸 불명예 퇴진한 ‘불운’을 겪은 데다, 주요 3당 후보들이 당적을 바꾸는 등 유권자들의 선택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행정수도 이전, 호남고속철도 분기점 논란 등 현안도 쌓여 있다. 이 때문에 ‘깨끗하고 참신한 인물’이 표를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 후보는 “보수적인 지역이라고 하지만 자민련 바람도 없고, 여성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며 “남편의 불명예를 반드시 씻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판세가 어떻냐는 물음에 “내가 크게 앞서고 있다”고 자신했다.

오 후보는 남편의 사퇴 전까지 32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평범한 ‘주부’ 출신. 공주에서 나 교대를 마친 뒤 역시 공주에서 상서초등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은 교육통이다. 오 후보가 낸 공약의 핵심은 ‘잘 사는 공주, 머물 수 있는 공주’다. “전임 시장의 퇴진으로 사분오열된 민심을 화합으로 이끌고, 문화도시의 저력을 되살리겠다”는 게 오 후보의 다짐이다.

오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여성 장관이 4명이나 나왔다”며 “가정 살림은 여자가 잘 하듯, 세심한 시정도 여성이 훨씬 잘 한다는 전례를 남기겠다”고 말했다.

광역의원

▲경기도 의원 후보 박현옥(기호1·한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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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최초의 여성 도의원 후보답게 당당히 선거에 임하겠다”. 박 후보는 본지와 인터뷰(721호)에서 “조심스럽지만, 당당히 하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본격 선거전에 들어선 요즘, 박 후보는 전통적인 보수지역인 수원에서 여성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후보가 가장 먼저 내세운 공약은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 돈선거에 신물이 난 유권자에게 여성의 신선함으로 호소하겠다는 전략인 셈. 지방교육세, 지방양여금 등 중앙정부의 교부금 가운데 겹치는 재원을 찾아내 합치겠다는 야심찬 공약도 있다. 일부 국세를 지방세로 바꾸는 것도 도지부 여성위원장다운 발상이다.

교육 전문가답게 방과후 프로그램 개발 등 학교 교육시스템 개선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 관내 학교의 과학실, 특별활동실 같은 설비 확충도 공약으로 내놨다. 박 후보가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엔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바라는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 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기초의원

▲부산 사하구 강정순(기호1·괴정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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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구 초대·3대 의원을 지낸 관록의 후보. 괴정동에서 새마을장학회를 만들고, 새마을부녀회장을 지내는 등 지역 활동이 두드러진다. 국무총리상부터 부산시민상, 괴정동 동민상까지 수상도 두루 했다. 나이가 많다는 ‘약점’ 외엔 특별히 열세를 인정할 수 없는 상황. 강 후보는 “여성이라서 불리한 건 없지만, 나이가 많다는 점 때문에 불리한 것 같다”며 “전국의 여성들이 나처럼 작은 지역에서 분투하는 여성들을 지원한다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또 “유권자들의 의식도 많이 바뀌어, 뚜렷한 정책과 공약이 있어야 설득력을 갖는다”며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 이진숙(기호3·인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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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후보 가운데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로 꼽힌다. 지역 농민회와 노동조합이 강력한 지지세로 뒤를 밀고 있는 덕이다. 서강대 국문과를 중퇴, 현장에서 일하다 결혼과 함께 아산으로 내려온 활동가다.

98년 인주면에서 학원강사를 시작으로 지역활동을 펴, 현재 민주노동당 아산시지구당 사무국장, 아산시민모임 상근자로 일하고 있다. 만 서른네 살로 재보선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어리다. 우리 농업 살리기, 도시가스 확충, 탁아놀이방 설치 등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유권자가 6000여명인데, 투표 당일 투표율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안팎에서 승산을 훨씬 높게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김미경(기호1·수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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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를 운영하며 지역에서 봉사활동과 민주당 은평갑지구당 여성부장을 지내는 등 일찌감치 지역활동을 벌여온 이. 내부 추대 과정에서 남성 후보들을 제치고 만장일치 후보감으로 꼽힐 만큼 능력도 인정받았다. 관내 노인대학 이사 등을 지내며 현안에 눈 떠, 복지·여성·육아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김 후보는 “그나마 합동연설회가 일요일로 잡혀 유권자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선거일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여성 후보가 7명 나온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정치권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군위군 전성구(기호2·고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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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집이다. 이웃과 동료 몇몇이 선거를 돕고, 나름대로 공약과 정책을 만들었지만 남들처럼 ‘조직적인’ 선거 준비는 하지 못하고 있다.

군위 도경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수십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전형적인 여성 농민. 전 후보의 든든한 후원자는 남편이다. 그는 “주부로만 있다가 갑자기 선거에 나간다고 해 당혹했다”면서도 “핸드폰도 없이 동료들과 함께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북 영천군 신정숙(기호1·신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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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상을 졸업한 뒤 건재업체에서 회계담당자로 일하다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 기업체 임원답게 기초의원 후보로는 드문 15억여원의 재산을 신고, 화제를 뿌렸다. 빈틈없는 기업경영과 말쑥한 인상으로 해당 지역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후문.

신 후보의 한 선거운동원은 “유세에 방해가 된다며 휴대전화도 없이 마을을 일일이 발로 뛰고 있다”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열악한 농업·농촌 문제를 푸는 데 관심이 크고, 여성의 섬세함과 기업경영의 경험으로 지역현안을 풀 적임자”라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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