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축제 주부모델 대회 '미즈메이퀸 선발대회' 포스터. ⓒ동성로 축제 홈페이지
대구 동성로 축제 주부모델 대회 '미즈메이퀸 선발대회' 포스터. ⓒ동성로 축제 홈페이지

대구 동성로 축제 전야제 행사로 진행 예정이던 주부모델 대회인 '미즈메이퀸 선발대회'가 여성단체의 반발로 취소됐다.

대구 중구는 제30회 동성로 축제 일정 중 하나인 '미즈메이퀸 선발대회'(미즈퀸 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동성로 축제는 동성로상점가상인회 등이 주관하는 민간 행사로 오는 10일부터 3일간 열린다. 9일 전야제에 예정돼 있던 미즈퀸 대회는 패션·광고모델 활동을 원하는 25세 이상 기혼여성을 뽑는 주부모델 선발대회다.

참가자들은 티셔츠와 블라우스, 청바지 등을 입고 카메라 테스트를 한 후 전야제 무대에 오른다. 선발은 25~40세 ‘블루윙’, 41~55세 ‘레드윙’, 56세 이상 ‘골드윙’ 등 세 분야로 나눠 이뤄진다.

이 소식을 접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은 여성 외모에 대한 평가를 문제 삼으며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다양한 시민들이 즐기는 동성로 축제에서 사람의 몸을 평가하고 선발함으로써 기준에 들지 않는 누군가를 배제하는 행사를 보며 즐거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몸과 외모를 평가받는 대상은 여전히 여성”이라며 “2018년 스쿨미투 내용 대부분이 외모 평가에 대한 것이었다. 여성들은 외모 품평이 아니라 온전히 축제를 즐겨야 할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성단체의 반발에 동성로 축제를 후원하는 중구는 8일 주최 측에 일정 취소 의견을 전달했다.

미즈퀸 대회가 빠진 축제 전야제는 서포터즈·자원봉사 안전교육 및 발대식 등의 행사로 채워진다.

그러나 미즈퀸 대회를 주관하는 모델 에이전시 대표는 “우리는 많은 분들이 대회에 참가하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1996년부터 해온 대회다. 올해 처음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하는 건데 갑자기 차질이 생겨 힘이 빠진다. 예선도 끝난 상황에서 상품, 왕관, 트로피 등 준비를 다 끝내고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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