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 안혜경이 펼치는 fEROS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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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가수 안혜경과 지현은 fEROS콘서트에서 여성들에게 줄 일상의 묘약을 준비한다.

<사진·민원기 기자>

벚꽃이 하얀 눈발이 되어 흩날리는 4월, 일상에 찌든 여성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탁 틔워줄 무대가 마련된다.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과 안혜경이 한 무대에 서는 콘서트. 지현과 안혜경이 따로 콘서트를 갖는다고 해도 시끄러운데(?) 둘이 함께 무대에 서면 과연 어느 정도일까? “어떤 남자 뮤지션도 보여줄 수 없는 무대에서 울고 웃고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줄 거예요.” 지현의 각오다. 18일, 19일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 열릴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 중인 이들은 목소리부터 활기차고 씩씩하다. 아무렴 ‘일상의 묘약 - fEROS(feminist singers Energize your Routine life. Only be Sensual.)’라는 공연명을 소화할 가수가 어디 또 있을까.

색깔이 다른,

하지만 너무나 닮은 두 여자

<마스터베이션>, <아저씨 싫어>처럼 여성이 가지는 욕망과 분노를 음악으로 방출해 버리는 지현과 <일이 필요해>, <암탉이 울면>, <절반의 사랑>처럼 노래로서 현실에서 소외된 여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안혜경은 분명 색깔이 다르다. “혜경언니 보면 샘이 나요.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많잖아요. 자기 삶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들이라 들으면 위로가 되고 보듬어 주는 음악이잖아요.”

지현의 말에 안혜경도 한마디 거든다. “저는 지현처럼 도발적이면서 강렬하게, 솔직 대담하게 하고 싶어도 안 돼요. 거칠게 표현해야 맛인데 한풀 죽여서 표현하잖아요. 그리고 실제 여성들이 갖고 있는 분노를 터뜨린 다음에 감싸주는 게 순서가 맞죠. 젊은 여성들이 지현 노래를 들으면 굉장히 통쾌해 해요.”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닮고 싶어하는 그들이지만 이미 둘은 너무나 닮아있다. ‘마고’라는 그룹에서 함께 음악을 했기 때문이다. “마고에 들어가서 <일이 필요해>를 만든 사람이 혜경언니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그런 노래들은 알게 모르게 저한테 영향을 많이 줬거든요.”

97년 마고의 멤버가 된 지현을 보고 안혜경은 “나이는 어리지만 자기 중심이 아주 확실해서 저도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진짜 페미니스트였죠”라고 말한다. ‘노래하는 여성운동가’라는 이름은 부담스럽지만 ‘삶을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 또는 그런 가수’라는 데 동의한다.

fEROS는 시너지를 일으키는 무대

“벌써 6, 7년 전에 벗자고 했는데 이제야 벗고 찍었어요.” 둘은 이번 콘서트 포스터 촬영을 위해 과감하게 벗었다. 걸치고 있는 모든 것을 훌훌 다 벗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중과 하나가 되겠다는 의미, 일상에서 존재하고 분노는 다 터뜨려 버리고 함께 남은 상처를 치유하자는 의미다. 전쟁, 자본, 가부장제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치유와 회복을 시작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만날 날만을 기다리는 이들은 특별한 개인기도 준비한다고 귀띔한다.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르면 어떨까요? 혜경언니가 만약에 <마스터베이션>을 부른다면 정말 재밌겠죠?” “지현이가 <밥퍼? 랩퍼!>를 부른다면 진짜 랩의 진수를 볼 수 있을까요?” 극비라고는 하지만 아마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을 노래를 바꿔 부를 게 분명하다. 기자가 당일 공연에 대해 집요하게 물었지만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그 동안 선보이지 못한 개인기를 위해서 특별하게 춤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만 전할 뿐. 보여줄 게 너무 많다며 까르르 웃어대는 이들, 분명 여성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선사할 것이다.

“그 동안 무대에서도 은근히 차별이 존재했잖아요. 세션은 남자들이 하고 코러스는 여자들이 했는데 저희는 무대를 준비한 기획사부터 여자들이고 무대에 오를 뮤지션과 코러스, 조명까지도 모두가 여자, 그야말로 여자들 판이거든요. 여자들이 만든 공연이 얼마나 화끈하고 재미있는지 와서 느껴 보세요. 마음에 있는 소리들을 마음껏 질러 보세요.” 아주 색다른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 관객에게 전해줄 일상의 묘약은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과 안혜경이 만나 이루는 시너지, 바로 아름답고 강한 힘일 것이다. 공연문의) 더 퀸 02-741-1017

현주 기자soo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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