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공기청정기’ 추경
여성가족부 ‘공기청정기’ 추경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5.02 14:46
  • 수정 2019-05-02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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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경 6조7천억원 중 0.019%
노동부 경력단절여성 훈련 20억
“여성 일자리 전반의 질 높여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 미세먼지·민생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 미세먼지·민생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여성가족부 몫으로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전체 예산 6조7천억원의 0.019%인 12억 9600만원이다. 고용노동부는 경력단절 여성의 훈련 과정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추경이 ‘긴급한’ 용도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아이돌보미, 여성 폭력 예방 등 다양한 긴급 사안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치게 한가한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추가경정예산(추경) 예산은 경기대응과 민생경제 긴급지원에 4조5천억원, 미세먼지 대응을 중심으로 한 국민안전과 관련 예산은 총 2조2천억원 규모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에 추경 자료를 요청해 확인한 결과, 여가부는 공기청정기 보급에 12억9600만원을 책정했다. 공동육아나눔터,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위기청소년 보호시설 등 취약계층 생활시설, 영유아보호이용시설 등 약 1천 여 곳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여가부 외에 여성을 정책 대상으로 설정한 예산은 노동부의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사업이다. 기술 교육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인 폴리텍대학의 특화 훈련과정의 지원 대상을 550명 늘리는데 2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본예산이 아닌 추경이지만 여성 관련 예산의 규모가 지나치게 작을 뿐만 아니라 적용 대상도 제한적이다. 전체 예산에서 여가부와 노동부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05%에 불과하다. 특히 여가부의 공기청정기 보급 사업은 여성을 정책 대상으로 한 사업도 아니고, 국가 재정을 성별에 따라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편성하도록 규정한 ‘성인지 예산’ 성격도 아니다.

본예산에서 성인지 예산이 통상 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경이 지나치게 적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 외에 타 부처의 추경 예산에 여성 관련 예산이 있을 수도 있지만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 측은 “추경은 긴급성과 목적성에 따라 제한적으로 이뤄지며,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서도 전년도 실적 평가, 불용액, 지역 수요 상황 전반적으로 평가해서 신청하는 것”이라며 “추경이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신청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업항목의 적절성 면에서도 의문이다. 여성가족부의 긴급한 사업이 공기청정기 보급뿐이라는 것은 낙득하기 어렵다.

여성 정책 전문가는 “일종의 소모품과 같은 공기청정기 보급을 국가가 추경으로 편성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자리와 관련해서 여가부가 시급하게 편성해야 할 사업이 많다”면서 최근 문제가 된 아이돌보미의 서비스 강화나 수년 째 지적되고 있는 새일센터 종사자 처우 개선 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가 임금이 적고 고용이 불안정한 ‘싸구려 여성 일자리’를 앞장서서 늘려오고 있다는 비판은 계속돼왔다.

그러나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을 기획·종합하는 부처임에도 추경에서 여성 관련 예산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관련 부서 책임자는 고용노동부가 경력단절여성 훈련 예산을 편성힌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일자리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이 경력단절여성의 직업 교육에만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정부가 여성노동의 문제를 경력단절의 문제로만 인식한다”면서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한계가 있다. 전체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성평등을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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