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앞, 정당들 또 여성 외면하나
총선 1년 앞, 정당들 또 여성 외면하나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4.27 08:55
  • 수정 2019-04-26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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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국회로’ 목소리 커지는데
선거제도 개편에 반영될까 의문
여야4당 ‘공천 30% 여성할당’ 없어
민주당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 세웠지만
당이 받아들일 가능성 높지 않아
나경원 “30% 공천 의무화” 약속했지만
정작 “비례대표제 없애자” 퇴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국회도서관에서 마련한 기념행사에서 ‘여성 공천 30%’ 의무화 추진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국회도서관에서 마련한 기념행사에 참석해 ‘여성 공천 30%’ 의무화 추진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성 정치 참여의 의지와 관심은 높지만 정치권은 온도차가 크다. 전체의 17%에 불과한 여성 의원으로는 정치·사회·경제에서 여성의 권리와 목소리를 입법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의회 진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핵심 관문인 정당에서 여성 공천을 위한 준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여성들은 선거제도 개편과 총선이 맞물린 데다 여성이 정치에 참여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인식이 미투운동 등으로 강화되면서 여성의 국회 진출을 위한 움직임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진보진영의 여성단체들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페미니스트 국회’를 촉구하고, 보수 진영의 정치인들은 남녀동수포럼을 발족하는가 하면, 녹색당은 여성 출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페미당 창당모임은 20~30대 여성들을 주축으로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여성의 국회 진출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히는 정당의 국회의원 지역구 후보 여성 30% 할당제 의무화는 여야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혁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2004년 공직선거법에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실효성이 없어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다만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재 49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돼있다.

선거법과 함께 정당 자체적인 노력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가 눈에 띤다. 상설특별위원회 성격으로, 위원장은 김상희 의원이 임명됐고 5월 초부터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각종 공직선거에서 여성 후보 발굴과 인재 영입, 전략 수립, 제도 개선 등 여성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제반 사항을 다루는 기구다. 2014년도에 당헌에 위원회 설치 규정이 들어갔으나, 5년이 지난 올해 3월 8일에 이같은 내용의 당규를 만들었다.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위원회 결정사항이 당에 반영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당내 기득권 세력인 남성들이 여성 인재 부족, 당선가능성 등을 들며 반발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당지도부가 얼마나 수용하느냐 관건”이라면서 “선거 때는 공천관리나 인재영입, 전략공천 등 기구가의 결정사항을 전적으로 존중하듯이 위원회 결정사항도 당연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지난해 당대표 경선 당시 전국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이 이해찬 후보에게 지역구 후보 30% 여성 할당을 요구해 지키겠다는 답변을 받아냈지만 이후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6일 잠정 결정한 공천기준으로 후보 경선에서 여성·청년 등에 대한 가산 규정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기준 그대로 유지된다. 여성의 경우 심사 단계 15%·경선 단계 25% 가산점을 부여한다. 하지만 경선 가산점은 공천 경쟁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자유한국당도 여성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1월 당헌을 개정해 ‘자유한국당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한여협)’을 당내 기구로 편입시켰다. 2007년 조직돼 당 외부에서 활동해오던 조직이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편 국면에서 한국당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의지는 높지 않아 보인다. 나경원 대표가 3월 8일 여성의날 국회의원 지역구 후보 30% 여성공천을 의무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당이 내놓은 선거법 개정안에는 후보자를 추천할 때에는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그러나 이를 어길 경우 벌칙조항은 없어 사문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의석의 270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데 따른 대안이어서 비례성과 대표성은 물론 여성의 정치 참여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총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한국당 소속의 전직 여성 지방의원은 “출마를 생각하는 여성들이 확실히 늘었지만, 여성이 공천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는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 요인으로 “당내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엘리트주의가 강해 벽이 높다”고 지적하고 “심지어 지난 총선에서 지역의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까지 맡았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던 여성 국회의원도 있었기에 웬만하면 도전장을 내밀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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