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32곳 중 단 2명

여야 여성 정치참여 보장 약속 ‘무색’

24일 전국 32곳에서 치러질 각종 재·보궐선거에 나선 여성 후보가 단 2명뿐이다. 이는 대선 뒤 틈만 나면 여성의 정치진출 확대를 공언해 온 여야 정치권이 실제론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겉과 속 다른’ 구태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어서 여성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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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4일 서울 양천을, 경기 고양시 덕양구와 의정부시 등 3곳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충남 공주시와 경남 거제시 등 2곳서 기초단체장 보궐선거를 치른다고 1일 밝혔다. 경기 수원시 등 4곳과 서울 은평구 수색동 등 23곳에선 광역·기초의원 재·보궐선거가 각각 진행된다.

이들 선거구 가운데 여성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곳은 4월 첫 주 현재 경기 수원시(광역의원)와 서울 은평구 수색동(기초의원) 단 두 군데 뿐. 경기도의회 의원 후보로 나선 박현옥(57·한나라당 경기도지부 여성위원장)씨와 은평구의 김미경(38·민주당 은평갑지구당 여성부장)씨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각 소속 정당의 내천을 받아 선거에 나섰지만, 여야가 국회의원 재보선이 열리는 세 곳에만 혈안이 돼 있어 중앙은 물론, 주변의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현옥 위원장은 수원에서 나온 첫 여성 광역의원 후보자다. 김미경 부장도 쟁쟁한 남성 후보들을 제치고 후보로 추대됐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고군분투하고 있다.

수원 박현옥·은평구 김미경씨 주인공

박 위원장은 “수원에서 사상 처음 광역의원 여성 후보가 나왔다”면서도 “선거가 불과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누가 후보인지조차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여성의 뚝심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김 부장도 어려운 여건을 의식한 듯 “기초의원 선거 특성상 중앙의 관심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현장에서부터 하나씩 준비한다는 자세로 열심히 선거에 임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여야는 이번 재보선을 내년 총선의 시금석으로 삼고 온 당력을 쏟아 붓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씻는 계기로, 민주당은 집권당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선거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신들이 줄기차게 말해 온 정치개혁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지방 분권화’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

여성은 여전히 구색 맞추기?

여야가 국회의원 후보로 내세운 이들의 면면을 보면 여성을 홀대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두 당의 재보선 후보자는 대부분 현역 지구당위원장들이다.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지구당 폐지를 정당개혁의 잣대로 삼았던 정치권이 실전에서 이를 헌신짝 버리듯 한 것이다. 지방 재보선 후보자 내천 과정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재보선은 투표율이 25%선을 웃돌 정도로 낮기 때문에 조직표가 당락을 좌우한다”며 “현재 출마가 확정된 여성 후보는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검증된 이들”이라고 귀띔했다.

여성참여를 높이 내 건 개혁국민정당이나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에서도 지금까지 여성 후보는 눈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개혁당은 민주당과 연합공천을 하느라 중앙쪽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이고, 민노당은 전당대회 뒤 당 정비가 끝나지 않아 선거 자체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눈치다.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여야 정치권이 말하는 여성 정치참여 보장 약속이 얼마나 부질없는 헛구호인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여성을 구멍가게 구색 맞추듯 하는 데 넌더리가 난다”고 꼬집었다.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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