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가, 젊은 엄마 끌어안을 터

경기도의회 의원 후보 박현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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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조심스럽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서 광역의원 후보로 나선 박현옥(57) 한나라당 경기도지부 여성위원장의 첫 마디는 뜻밖이었다. 지역의 사상 최초 광역의원 여성 후보인 그가, 더욱이 여성의 정치진출이 사회적 화두가 된 이 마당에 뭐가 조심스럽단 말일까.

“당연히 당당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죠. 하지만 이 후보가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냐보다, 어 저 사람 여자네 하는 시선이 더 따갑습니다. 구태의연한 뒷말도 벌써부터 무성하더군요.” 여야를 불문하고 쏟아지는 여성에 대한 편견, 그래서 “별로 안녕하지 못하다”는 박 위원장.

위기가 기회이듯 박 위원장은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을 작정이다. 덕분에 요즘은 하루 온종일 지역을 뛰기 바쁘다. “연락이 끊겼던 초등학교 동창생들까지 힘내라면서 연락을 해온다”는 박 위원장은 “이런 수많은 여성 지지자들의 격려에 꼭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에서 나 지금껏 살아온 토박이인 박 위원장은 20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교육통. 교단을 떠난 뒤엔 유아교육에 관심을 두고 유치원을 세워, 2001년부터 경기도 유치원연합회 회장을 지낼 만큼 ‘수완’도 뛰어나다. 덕분에 지역 유아교육계에 신망이 두텁고, 교육 현안을 풀 적임자란 평을 듣고 있다.

“교단에서 오래 일하면서 교육현장의 문제를 잘 알고, 또 풀 자신도 있다”는 박 위원장은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성별이나 생김새보다 경험과 능력을 봐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광역의회 선거지만, 중앙의 지원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귀띔하는 박 위원장.

“아무래도 보궐선거인 만큼 선관위의 감시도 엄청나고, 유권자들도 날카롭다”는 박 위원장은 “법대로 하되, 규제는 과감히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대 흐름대로라면 박 위원장은 몹시 불리하다. 상대 후보가 40대의 젊은 남성이고, 권선구도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는 탓이다.

박 위원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경륜으로 젊은 엄마들을 끌어안겠다”고 선거전략을 짰다. 미래의 주인공을 손수 길러온 능력을 광역의회에서 펼쳐보고픈 꿈을 실현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배수진도 쳤다.

정당의 도지부 여성위원장쯤 되는 인사라면 대충 앉아만 있어도 ‘고정표’는 나오리라 생각하는 게 인지상정일 터. 박 위원장이 너무 조급해 하는 건 아닐까. “선거에서 앉아서 얻는 표가 어디 있어요. 발로 뛰어야지. 최초 여성 후보란 이름에 걸맞게 멋지게 한 번 해 보렵니다.”

▲45년 수원 ▲동덕여대 유아교육학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재학 ▲20년 간 초등학교 교사 ▲89년 세림유치원 원장 ▲01년 경기도 유치원연합회 회장 ▲02년 한나라당 경기도지부 여성위원장

발로 뛰는 ‘똑순이’, 지역 신망 높아

서울 은평구의회 의원 후보 김미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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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나 복지처럼 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개선하겠습니다. 지방자치가 아직도 과도기인 것은 생활 주역인 여성들이 많이 나가지 못한 탓 아닙니까.”

민주당 은평갑지구당 김미경(38) 여성부장은 ‘똑순이’를 빼 닮았다. 다부지면서도 날렵한 인상이 보는 이에게 듬직한 믿음을 준다. 유권자와 후보자가 살을 부대낄 수밖에 없어 주변의 평판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초의원 후보로 나선 이유도 여기 있다. 더욱이 쟁쟁한 남성 ‘유지’를 제치고 후보자로 추대됐음에랴.

“훌륭한 분들이 양보를 해줘 이런 기회에 나설 수 있었다”는 김 부장은 “기대에 꼭 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단길만 깔린 건 아니다. ‘동 대표’ 격인 구의회 의원을 뽑는 유권자 1만7000여명 가운데 실제 투표를 하는 이는 평균 400여명(25%) 남짓. 발로 뛰면 금방 ‘내 편’이 될 것 같지만, 기초의원 선거는 철저히 ‘조직싸움’이다.

“은평구가 전통적으로 구 야권세라고 하지만, 지난 선거에선 현 야당이 휩쓸었기” 때문에, 김 부장에겐 불리한 판세다. 상대 후보가 지역유지인 데다, 자신은 ‘신출’ 여성이어서 조직력도 비교가 안된다. 후보자도 보통 대여섯 명 나온다. 적으면 수십 표로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그가 버티는 힘은 ‘새바람’에 대한 믿음이다. 대통령 선거 때 보여줬던 개혁 열망이 기초의회 선거에서도 다시 불길 바라고, 또 그 바람을 유도할 생각이다. 김 부장은 “여러 현장에서 활동을 많이 했고, 젊은이의 정치 관심도 높아지는 만큼 거기에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상고를 졸업한 뒤 일과 공부를 억척으로 일군 입지전적 인물. 무역회사와 디자인회사를 손수 운영하기도 했다. 30년 ‘야당지기’였던 아버지 덕에 자연스럽게 정치권과도 선을 이었다. 여성문제도 이 즈음 다시 보게 됐다. “상대를 배려할 자신이 없어” 결혼도 미뤘다.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이 크다. 육아, 노인복지, 여성정책 등 실사구시적인 문제를 풀고 싶다.” 김 부장의 일과는 아침 6시에 시작, 자정까지 이어진다. 동네 곳곳을 돌며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부분 사람들의 눈과 귀는 온통 중앙 정치판에 쏠려 있다. 대체 정치가 뭐길래. 김 부장에게 물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크고 작은 불편을 없애기 위한 조직적인 작업 아닐까요. 적어도 우리 동네에선 그런 불편을 없애는 작은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65년 서울 ▲정화여상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재학 ▲ING무역회사 운영 ▲수색성당 노인대학 이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지방자치위원 ▲16대 대통령 선거 노무현 후보 연설원

배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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