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순 웅진닷컴 인재개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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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 강단 있어 보이잖아요. 고생을 많이 하고 내공이 깊어서 그래요.”

강금실 장관이 평소 언니라고 부르는 최정순 웅진닷컴 인재개발본부장은 강 장관과 20년 지기다.

“제 남편과 강 장관 전남편이 대학 동기에 같은 서클이었어요. 자주 만났죠. 결혼도 우리가 4월 5일에 하고 강 장관은 아마 4월 7일에 했을 거예요.” 강 장관이 판사 시절엔 심지어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매일 얼굴을 보고 지낸 사이다.

80년대, 운동권이었던 최정순 본부장이 보기에 고시 공부를 하던 강 장관은 ‘파격’이었다. “고시 공부를 하면서 운동권을 저렇게 좋아할까” 생각했다는 최 본부장은 강 장관이 “어렵게 자라서인지 항상 소수에 대한 애정, 왕따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판사 시절 시위 학생들 영장을 기각하던 강 장관의 결단은 그 당시 “운동권에 대한 애정과 연민”에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사법파동의 중심에 섰을 때도 강 장관은 “소신이 분명해 잘못된 것을 제기할 때 당연하게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았다”는 최 본부장의 증언이다. 법무부 장관이 된 후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발언과 행동이 모두 “강금실 모습 그 자체”다.

최 본부장은 최근 법무부의 집단적인 반발을 보며 “상명하복에 길들여진 그들에겐 (강 장관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여성의 리더십은 “누굴 죽이는 리더십이 아니라 배려하고 같이 가는 리더십“이라며 “강 장관과 일해 보면 법무부 직원들도 편하고 좋다는 걸 알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남의 불행에 감정이입이 잘 돼 두배, 세배 아파하고 뭐든 주는 것을 좋아한다”는 최 본부장 역시 강 장관의 도움을 잊지 못한다. 최 본부장의 남편인 이을호씨는 85년 민청련 사건으로 김근태씨와 함께 구속돼 모진 고문을 받았다. 고문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그를 위해 강 장관이 결혼 반지를 팔아 병원비를 대신 내 주었던 것이다.

최 본부장은 강 장관이 “함께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라며 “칭찬을 잘 하고 배려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다”고 했다. 법무부 직원들 역시 그러한 배려를 받을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에 오른 벗에게 최 본부장은 검찰 개혁과 함께 “여성 정체성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5년 동안 법 전문가의 관점으로 여성에게 불리한 법들을 개선했으면 해요. 퇴임한 후에도 그 노력들이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제2, 제3의 강금실을 만들어 놓고 나와야 합니다.”

김선희 기자sonag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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