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앞으로의 과제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앞으로의 과제는
  • 진혜민 수습기자
  • 승인 2019.04.15 11:27
  • 수정 2019-04-15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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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결정 환영 집회가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결정 환영 집회가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여성단체와  환영의 뜻을 밝혔다. 11일 헌재는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 판정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의사 A씨가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헌법불합치(4명),  단순위헌(3명),  합헌(2명)의 의견을 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연)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여성의 건강과 재생산권 보장을 위한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여연은 “66년간 형법에 존재했던 낙태죄에 대한 이번 결정은 국가가 발전주의를 앞세워 여성의 몸을 인구 통제를 위한 출산의 도구로 삼았던 지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이로써 형법상 낙태죄의 허용한계를 규정해 온 모자보건법 제14조 또한 그 의미를 상실하였다”라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여성의 존엄성,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여성들의 삶을 억압당했던 모든 여성들이 승리했다”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김재련 변호사는 여성신문에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진작에 나왔어야 하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입법부와 행정부에 숙제가 던져진 상황”라며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에 대한 부분을 조화롭게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많은 부분을 고려하기에는 기한이 길지 않다. 새로운 입법을 만들기 위해서 하루빨리 관계 부처 입법자들, 시민단체 전문가들, 의료인들 등 팀을 꾸려서 외국 사례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아주 원시적인 법인 ‘모자보건법’부터 법명을 고쳐야 한다. 낙태죄와 관련해서 전면적 개정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낙태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의과대학에서 임신 중절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의과대학에서 임신중절에 대한 교육이 의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답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여성신문에 “66년 만에 낙태죄 법 개정이 됐다. 이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낙태죄 폐지는 민주주의의 수준과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선진 민주주의라고 하는 한국은 정치적 민주성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법이 잔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번 판결이 갖는 여성사적 의미에 대해 “여성들이 오래도록 싸웠다. 여성사에 가족법 개정, 호주제 폐지 등 버금가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낙태죄가 폐지됐다는 건 소극적 의미에서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 속에서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첫 걸음이라는 것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는 안전하고 건강한 낙태를 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보장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낙태죄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도 여전하다. 낙태죄 합헌을 판단한 조용호, 이종석 헌법재판관은 "낙태죄 규정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어느 정도 제한되지만 그 제한의 정도가 낙태죄 규정을 통해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중대한 공익에 비해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다"며 의견을 밝혔다. 개신교 단체와 시민사회단체 79개로 구성된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도 이번 판결에 대해 "헌재의 결정은 생명을 보호하는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판단이다. 인간의 생명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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