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 성평등이 치안서비스 성평등 이끕니다”
“조직 내 성평등이 치안서비스 성평등 이끕니다”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4.07 06:52
  • 수정 2019-04-08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이성은 성평등정책담당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실 1주년
모든 지방청에 성평등정책 전담 채용
‘조직 성평등’-‘치안 정책 성평등’ 밀접
통합모집 경찰대부터 2021년 시작
“분리모집으로 여성 경쟁률 2배지만
특혜받아 합격한듯 취급해“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전체 11만명 중 여성은 10% 남짓에 불과한 경찰이 성평등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4월 중 전국 17개 지방경찰청과 5개 경찰 부속기관 등 22곳에서 성평등정책만을 전담하기 위해 채용된 인력이 업무를 시작한다. 경찰청에 7명으로 구성된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신설된지 1년 만에 전국 단위의 추진·실행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경찰의 사례는 공무원 조직에서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꼽힌다.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은 성평등 실현을 위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특히 부서의 책임자인 담당관을 외부에서 채용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직위 신설과 함께 경찰 조직에 몸담게 된 여성학자인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은 스스로를 “조직의 견제자이자 감독자 역할”이라고 자임한다. 조직 내부 사람의 눈에는 업무가 보이지 않고 보이더라도 쓴소리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추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여성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희망제작소 부소장 등을 역임했다.

이 담당관은 ‘경찰이 왜 성평등해야 하는가’를 조직원들에게 계속해서 고민하게 하도록 만드는 존재다. 실행 방안은 치안 정책에서의 성평등과 조직 내 성평등 두 가지이며 서로 분리할 수 없다.

“조직 내 성평등을 이루는 것이 치안 정책의 성평등을 실현하는 것과 굉장히 밀접합니다. 국민이 만나는 공권력의 첫 번째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성평등하지 않을 때 제대로 치안서비스를 받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불편한 용기’가 혜화역 시위를 했고 여경을 늘리라고 요구했고요. 성평등은 좋은 가치로 받아들여도 되고 아니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직무 요건의 필수요건입니다.”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21년도부터 시행하는 경찰대학·간부후보생 통합모집 계획은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현재 경찰과 소방은 인력 선발시 여성은 전체 모집인원의 10% 수준의 비율을 정해놓고 남성은 남성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경쟁하는 분리모집을 하고 있다. 소방, 국방은 여전히 통합모집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찰은 큰 변화를 택한 것이다.

이 담당관은 “여경을 확대해야 하지만 통합모집은 단순히 여성 경찰 비율을 늘리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고 했다.

“애초에 분리모집해야 할 근거가 없어요. 업무상 체력 기준이 높고 많이 쓴다는 전제로 할 때 여성과 남성의 신체적 차이에 따라 한다는 것인데 과연 그렇다 하더라도 분리모집이 타당한가 하는게 2005년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였어요.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체력기준이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기준에 따라 뽑는 것이지 남성과 여성의 기준이 아닙니다,”

분리모집이 여성에게 배려하는 게 아니다. 겨우 10%만 허용되다 보니 경쟁률은 남성의 두 배가 넘지만 조직에서는 오히려 특혜를 받아 합격한 것 마냥 보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또 승진도 분리해서 그만큼만 비율로 승진시키는 등 문제가 따르고 있다.

통합모집하면서 체력시험에 성별 차등기준을 둔다는 방침이다, 이 담당관은 여성에게 유리한 게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남녀 격차를 크게 좁히고 팔굽혀펴기 자세 변화 등으로 여성 합격률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6월 체력검정과 여경 채용에 관한 의견을 밝힌 언론 인터뷰가 나가면서 이 담당관을 해임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와 11만명 넘게 동참했다. 힘든 시기에 민갑룡 경찰청장으로부터 너무 겁낼 것 없다는 취지로 격려를 받았다고 했다. 민 총장은 취임 직후 총경급 이상의 지휘부 워크숍을 성평등교육으로 대체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아 성평등정책관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임기 절반을 보낸 이 담당관은 막연함보다는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처음엔 난감했고 이 많은 남성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두려움이 있지만 들여다보니 성평등이 인권경찰, 경찰 개혁의 전제라는데 수준이 높다”면서 “경찰이 성평등정책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