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에 112 호출되는
스마트워치 작동 안돼

고(故) 장자연씨 사건 증언자 윤지오씨가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 후 눈물을 참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고 장자연씨 사건 증언자 윤지오씨가 3월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여성신문

 

배우 고 장자연 사건의 증인인 윤지오 씨의 신변 보호를 소홀히 한 경찰관들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정의연대는 2일 윤씨 신변 보호에 책임이 있는 경찰관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보복이 우려되는 중요 범죄에 대해 진술한 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할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장자연 리스트’를 재조사하고 있는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사받은 윤씨는 지난달 14일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위급상황에 긴급 호출 버튼을 누르면 112로 신고가 자동 접수되는 스마트워치를 윤씨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윤씨는 지난달 30일, 세 차례 스마트워치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호소하며 “9시간이 경과하도록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윤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벽 쪽에서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이 지속적으로 들리고 환풍구 또한 누군가의 고의로 인하여 끈이 날카롭게 끊어져있었다”며 “출입문의 잠금장치 또한 갑작스레 고장 나 수리를 했고, 다시 한 번 문을 체크해보니 오일로 보이는 액체 형태가 문틀 맨 위부터 흘러내린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알림 문자를 당시 경찰관이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조사 중이다. 또한 윤씨가 주장한 기계음이나 출입문 고장 등 문제에 대해 과학수사대를 파견해 현장 감식을 시행했다. 현재 윤씨는 숙소를 옮기고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고 장자연은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을 폭로하는 문건을 남기고 지난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윤씨는 고인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언론에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장자연 사망과 관련된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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