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20만명 돌파
경찰 “기기 원인 분석 중”

고(故) 장자연씨 사건 증언자 윤지오씨가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고(故) 장자연씨 사건 증언자 윤지오씨가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배우 고 장자연 사건의 증인인 윤지오가 신변 위협을 느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세 차례나 비상호출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 측에서 제공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현재 신고 후 약 9시간 39분이 경과했다”며 “아직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번은 벽 쪽에서 의심스럽고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었고 오늘 새벽에는 벽이 아닌 화장실 천정쪽에서 동일한 소리가 있었다. 환풍구 또한 누군가의 고의로 인하여 끈이 날카롭게 끊어져있었고 소리는 몇 차례 반복 되었다”라며 “전날 출입문의 잠금장치 또한 갑작스레 고장나 잠기지 않고 움직여지지 않아 수리를 하였고 다시 한 번 문쪽을 체크해보니 오일로 보이는 액체 형태가 문틀 맨 위부터 흘러내린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며칠 전 문을 열 때 이상한 가스냄새를 맡았다는 윤지오는 “여러 가지 의심스럽고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에 1시간조차 수면을 못 취한 나날이 지속되었고 소리가 반복되어 비상호출을 누르게 되었다”며 “출동은 커녕 아무런 연락조차도 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제가 현재 처한 이런 상황이 더 이상 용납되어지지 않아 경찰 측의 상황 설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바”라며 “모든 피해자, 목격자와 증언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정책의 개선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글은 하루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수거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원인을 분석 중이다. 또한 신고와 동시에 담당 경찰관에게 전송되는 알림 문자를 당시 경찰관이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고 판단, 해당 경찰관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윤씨가 주장한 기계음이나 출입문 고장 등 문제에 대해 과학수사대를 파견해 현장 감식을 시행했다. 현재 윤지오는 숙소를 옮기고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한편, 고 장자연은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을 폭로하는 문건을 남기고 지난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윤지오는 고인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언론에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장자연 사망과 관련된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에 두 차례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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