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2연평해전 故 한상국 상사 부인 김한나 씨
전사자 명예 찾기 위해 분투 16년
『영웅은 없었다』 출간
'제복을 입은 사람들' 위해 활동

김한나 씨. ⓒ경기도 광주시청
김한나 씨. ⓒ경기도 광주시청

“제 남편의 이름을 기억해 달라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지고 온몸으로 막아내면서 지켜낸 이 나라를 좀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이 분들 덕분에 우리들이 다리 뻗고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 아내 김한나(사진) 씨가 최근 『영웅은 없었다』를 펴냈다. 참수리 357호정을 지키다 산화한 한 상사 등 여섯 용사를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명예회복 하는데 힘썼던 16년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그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김씨는 ‘서해교전’이라는 명칭을 ‘해전’으로 변경하고, 제2연평해전 당시 침몰한 참수리 357호정 실물의 용산 전쟁기념관 전시, 제2연평해전 부상자 국가유공자 예우, 남편의 상사 추서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

기나긴 싸움이었다. 결혼 6개월만에 남편을 잃은 아픔은 차라리 뒷전이었다. 휴전 중인 국가에서 전투 중 사망한 군인에 대해 전사자로 여기지 않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제2연평해전 발생 후 한 상사가 41일 동안 실종자로 남아 있을 정도로 대처가 늦었다. “사람들의 무관심, 전사자에 제대로 된 예우를 해주지 않는 국가에 실망해 캐나다·미국으로 떠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남편 등 여섯 용사의 명예회복을 위해 조국으로 돌아왔다. 현역은 물론 퇴역 군인에 대해서도 존경과 배려를 잃지 않는 미국 사회를 경험하며 자신이 할일을 발견했다. “이제 한국에 계속 있을 겁니다. 제복입고 나라와 사회에 봉사하는 분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김씨는 제2연평해전을 기리기 위해 ‘REMEMBER 357’(기억하라 357호)이 적힌 차량용 스티커와 버튼, 티셔츠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기파랑
ⓒ기파랑

김씨의 노력은 2017년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결실을 맺었다. 2015년 영화 ‘연평해전’이 제작된 것도 기뻤다. “남편과 한 약속은 지켰으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군인과 경찰, 소방관 등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바자회 행사를 열고 경찰·소방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씨는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 대해) 국민들이 너무 무심하다. 그런 분들을 더 생각해야 한다. 우리를 구해주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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