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비자의 마음 읽기] 미세먼지가 가져온 필(必) 환경 실천
[여성 소비자의 마음 읽기] 미세먼지가 가져온 필(必) 환경 실천
  • 구혜경교수
  • 승인 2019.03.25 17:52
  • 수정 2019-03-25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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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비자의 마음 읽기]

미세먼지가 가져온 필() 환경 실천

실내 양궁장, 스크린 야구, 휴대용 공기청정기, KF94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알쏭달쏭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미세먼지가 바꾼 우리 생활의 모습과 관련된 것이다.

KF80KF94 사이에서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정확히는 모르더라도 대부분의 여성 소비자들은 저것이 마스크의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의미하는 것임을 안다. KFKorea Filter의 약자이고 뒤쪽의 숫자는 분진집포효율을 의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즉 정부가 마련한 보건용 마스크의 인증 규격이다.

미세미세 앱 화면 캡처. 자료출처_미세미세 앱
미세미세 앱 화면 캡처. 자료출처_미세미세 앱

미세먼지 때문에 괴로워서 ‘살아 보려고’ 쓴 마스크 때문에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시장 초기에는 여러 종류의 수치가 있었는데 이제는 아동용 혹은 답답함을 심하게 느끼는 이를 위한 KF80과 일반 성인 대상의 KF94으로 안정화되는 모양새이다.

집에 공기청정기를 들이셔야 한다는 광고모델의 외침은 광고 문구에 그치지 않고, 홈쇼핑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봄맞이 공기청정기 특가 행사를 진행하였다. ‘미세먼지가 바꾼 혼수 가전 트렌드’라는 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공기청정기 100배 활용하기를 주제로 각종 생활 정보 프로그램과 유투브 콘텐츠를 한번쯤은 관심 있게 보았을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초)미세먼지 농도 등 공기 질을 알려주는 휴대폰 앱을 들여다본다. 그 중 미세미세라는 앱은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이제는 국민 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앱은 공기질을 최고에서 최악의 총 8단계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구분인 ‘좋음-보통-나쁨-매우 나쁨’의 4단계보다 더 세분화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더 신뢰한다. 나쁨 이하의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마무시한 이모티콘과 함께 공기가 탁하니 조심하라거나, 절대로 문밖에 나가지 말라는 등의 잔소리를 해준다. 이렇듯이 요즈음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출 전에 공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리 삶의 중요한 의식이 되었다.

우리의 놀이 형태도 변했다. 봄의 문턱에서 예년에는 마라톤 대회나 자전거 대회 등 봄을 만끽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았다. 그러나 어느새 실외에서 진행되는 대회나 놀이에는 거부감이 느껴지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는 공기 문제로 외부 활동을 줄이고 있다.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행사를 취소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 상가에는 ‘실내’ 낚시, ‘실내’ 양궁장 등이 눈에 띈다. 스크린 골프나 스크린 야구에 이어 많은 실외 스포츠가 ‘실내화’ 되는 것이다. 마라톤 대신 63빌딩이나 롯데타워 계단 오르기 대회 등의 ‘실내’ 대회가 생겨나고, 소비자들의 관심과 참여도 더해진다.

그 누구도 미세먼지의 습격이 이리도 심각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미세먼지는 우리에게 좋은 공기를 넘어 좋은 환경을 대변한다. 과거에는 공기 좋고, 물 좋은 우리나라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 이미 오래 전부터 대기오염, 수질오염, 탄소 발생, 배기가스 등등 환경에 위협이 되는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었는데… 왜 우리는 유독 미세먼지에 이리 민감한가? 공기는 정말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없기 때문 아닐까? 무한정 산소캔을 만들어낼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다행이 최근에는 소비자, 기업, 정부 모두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 특히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장바구니를 들거나 재활용에 조금 더 신경 쓴다. 플라스틱 줄이기나 미세플라스틱 배출 상품에 대한 불매 등 개개인의 여성소비자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역별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순간 ‘드림, 구함, 교환’의 메뉴가 고정 메뉴로 자리잡았다. 낭비를 줄이는 나만의 방법, 분리수거 노하우, 교복이나 체육복 물려주기 등이 이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정말로 이루어지고 있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거북이나, 얼음이 녹아 바다에 빠지고 굶어 죽는 북 곰 이미지에서 막연한 동정심,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런데 그것이 ‘나’와 ‘우리 가족’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미세먼지로 숨이 막히고 머리가 아프다. 눈도 따갑다. 안타깝게도 체감을 통해 괴로움을 느끼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서 여성 소비자들의 지혜로운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소비자라면?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우리가 정말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한두 가지의 ‘필환경’ 실천을 권한다. 텀블러 쓰기, 과대포장 거부하기, 물 낭비 안하기 등 무엇이든 좋으니 나와 우리 가족이 실천할 필환경 한 가지 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기업이라면? 미세먼지는 시작일 뿐 앞으로 다양한 환경문제들이 소비자에게 체감될 것이고, 이를 해결하는 상품들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신제품은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되지만, 공급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구체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것도 ‘필환경’ 실천이다.

구혜경, 여성신문전문리포터로서 재능기부.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교수. 국내 대기업에서 화장품마케팅업무를 10여 년간 수행한 바 있다. 현재는 소비자정보, 유통, 트렌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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