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학의 사건’ 피해자의 절규 “죄를 용서하면 안됩니다”
[전문] ‘김학의 사건’ 피해자의 절규 “죄를 용서하면 안됩니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9.03.15 16:28
  • 수정 2019-03-15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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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1033곳과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에 탄원서 보내
조사기한 연장, 진상규명 요청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당사자가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당사자가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으로 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한 ‘피해자 A’씨가 15일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조사 기한 연장과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 김학의 전 차관은 이날 오후 3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033개 여성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력 의혹 사건’(이하 김학의 사건)은 지난 2013년 김 전 차관 등이 건설업자로부터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경찰은 김 전 차관으로 지목된 남성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확보했으나 대가성 등을 밝혀내지 못해 특수강간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2014년 자신을 동영상 속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김 전 차관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으나 또 다시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지난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검찰권 남용 사례로 보고 진상조사단을 통해 재조사를 진행해왔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김학의 사건 피해자는 “지금도 많이 힘들고 떨린다”며 “그들의 협박과 권력이 너무 무서워 몇번의 죽음을 택했다가 살아났다. 단지 동영상뿐만이 아니다. 그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통해 “검찰 수사는 내게 수치심을 줬고, 검찰 과거사위 조사팀은 내게 ‘희망을 갖지 말라’고 말했다”며 “검찰의 요구대로 진술과 증거를 가져갔지만, 부족하다는 말뿐이었다. 지금도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3자들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협박과 권력이 무서워 세상에 진실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며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피해자의 탄원서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님 전 김학의 사건의 핵심 피해여성입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께도 제 탄원서를 보냈지만, 그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종이에 불과했습니다.

대통령님 살고 싶습니다.

전 매번 과거사위원회, 언론에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2013년 첫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부터 바위에 계란을 던지고, 허공에 메아리를 외치는 기분입니다. 힘없고 약한 여자라는 이유로 검찰은 제 말을 외면하였고, 오히려 수치심과 인격을 벼랑 끝으로 떨어뜨렸습니다.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무혐의 처분 후 엄청난 정신적 트라우마와 싸우며 자포자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저의 한을 풀어 주는 건지 이 사건을 과거사위원회에서 재조사한다고 하였고 또 죽을 힘을 다하여 진실을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 저에게 돌아오는 것은 희망이 아닌 절망입니다.

처음 과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 조사위원들은 ‘저에게 희망을 갖지 말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2차 피해를 준 진상조사단 조사팀은 지금은 교체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사들을 통해 접하는 과거사위원회 소식들은 제 마음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건 조사가 시험 문제지를 푸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두고 사건을 조사하고 종결하라는 것은 조사를 안 한 것만 못한 것입니다.

처음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저는 피해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제 진술은 조사 중인 내용과도 일치하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동영상의 남자와 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만 하였습니다. 그들은 절 모른다고 하지만, 제가 제출한 증거자료와 윤모 씨가 진술한 내용을 통해 저를 알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검찰 민원실에서 열람 도중 김학의 얼굴이 또렷이 캡처한 사진을 보기도 했습니다.

전 너무 수치스러운 촬영을 강제로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동영상이 촬영되던 당시도 얼굴을 돌렸습니다. 만약 얼굴이 보였다면 동의하에 찍힌 것이라고 검찰은 얘기할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증거가 부족하다, 영상이 식별 안 된다는 말로 저에게 동영상에 찍힌 행위를 시키기도 하였고 증거들을 더 제출하라고도 하였습니다. 성폭력 사건의 주요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라고 알고 있는데, 저는 진술에 증거자료까지 제출했지만, 가해자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당시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올리며, 스스로 나와 죗값을 받으라고 했지만, 수면 위로 오른 것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였습니다.

제 3자들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협박과 권력이 너무 무서워서 세상에 진실을 호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권력과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 때문에 몇 번이나 죽음을 택했다가 살아나 지금까지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살려 주세요

절 더 이상 권력의 노리개로 쓰이지 않게 해주세요. 이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면 이 고통은 아무도 모릅니다.

피해자로서 오히려 대한민국 권력과 싸우고 있는 힘없는 여성국민으로서 도움을 청합니다

그들의 만행은 동영상뿐이 아닙니다. 제가 밝힌 진실은 그 이상입니다.

그들의 죄를 용서하면 안 됩니다.

한 피해 여성은 검찰 조사 당시 수치스러운 조사과정 때문에 창문으로 뛰어내리려고 했습니다.

어떤 여성은 검찰 조사가 무섭고 김 전 차관과 윤 모 씨가 무서워서 조사를 받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대통령님 제발 올바른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주세요.

간곡히, 간절히 바랍니다.

저들의 죄를 용서하지 말아 주세요.

저의 신변과 가족들의 안전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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