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8년 1월 여성단체들이 고 장자연씨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8년 1월 여성단체들이 고 장자연씨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고 장자연의 동료인 배우 윤지오가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10년 전 사건에 관해 입을 열었다.

5일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윤지오는 고 장자연 씨가 2009년 3월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접대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자신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과정과 증언 이후 힘들었던 일상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증언을 한 이후로 일상생활 자체를 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언론의 많은 취재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수차례 이사를 해야 했다. 재학 중이던 대학원에 기자들이 찾아왔다. 증언 때문에 캐스팅도 안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윤지오는 당시 경찰 조사가 늦은 시간에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제일 이른 시간이라도 해도 밤 10시 이후였다”며 “새벽에 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어준은 “참고인을 새벽에 불러서 조사하는 경우는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고 장자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사건은 처음에는 단순 자살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자필 유서가 발견되면서, 이 사건은 권력형 성접대 문제와 여성 연예인들의 인권 문제로 주목받았다.

윤지오는 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는데 뭔가 수박 겉 핥기식처럼 다른 질문만 계속 오갔다”며 “그런 질문 자체를 늦은 시간에 계속 듣다 보니 반복됐다”고 했다. 이어 “제가 보기에는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는데 왜 이런 부분의 질문을 해서 도대체 무엇을 확인하려 하는지가 좀 의구심이 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지오는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피해자나 가해자가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 된다”며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존중받는 것을 보면서 한국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가해자들이 너무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좀 억울하다는 심정이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책 ‘13번째 증언’을 발간했다. 고 장자연과 함께 지낸 일상과 이후 벌어진 사건들에 관해 담은 책이다. 경찰서에서 13번의 증언을 해 이같은 제목을 붙였다고 했다.

그는 “저 같은 피해를 겪은 분들이 세상 밖으로 당당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썼다”며 “가해자가 움츠러들고 본인의 죄에 대한 죄의식 속에 살아야 하는데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가지고 사는 그런 현실이 한탄스러웠기 때문에 이제는 조금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그런 소망을 가져서 용기를 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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