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포천중문의과 대학 산부인과 예방의학 교실 교수

대를 이어 내려온 태교에 대한 우리의 지혜를, 다시 현대 의학적인 관점을 접목해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태교의 역사와 그 과학성을 조금 더 살펴보고자 한다.

태교를 간단하게, 임신부가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한 노력으로만 볼 수도 있으나, 좀 자세히 정의하자면 ‘태교란 임신 전, 수태 시, 임신 후 전 기간을 통해 양친은 물론 주변 사람들 모두가 앞으로 태어날 태아를 위한 교육적 노력 및 환경을 조성하는 활동 일체를 말한다’고 하겠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정자가 만들어지는 75∼90일 동안 아빠의 태교 노력과 엄마의 난자 성숙 시기 14일에 이르는 정성, 그리고 건강한 정자와 건강한 난자의 만남부터가 태교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음을 우리 다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세계적으로 기록을 보자면 태교의 발상은 고대 중국이나 인도 등지의 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또 일찍이 소크라테스 이전의 그리스에서도 태아의 생(삶) 자체가 벌써 어른의 삶과 같은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플라톤도 이 같은 생각을 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도 태아를 정신세계를 지닌 객체로 보고 어느 누구도 그 생명을 경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유태인의 경전인 탈무드에는 ‘정신이란 천국으로부터 엄마 몸을 거쳐 태아로 전달된다’고 기록돼 있고, 성경에도 임신부의 몸가짐에 대한 언급이 있다. 13세기 들어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태아의 정신세계 발달이 식물적인 정신세계에서 시작해 감각적인 것을 거쳐 합리적 정신세계로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산전관리, 태아 건강의 핵심

그 후 르네상스에 이르러 태동에 대한 인식의 진작과 함께 태동이 시작되는 때야말로 태아의 정신적 삶이 시작되는 때로 인지됐다. 현대에 들어와 인공유산의 시기에 대한 논쟁에서는 이 생각이 정치 문화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 후 헤겔에 와서야 비로소 ‘정신적 발생학’에 관한 인식이 시작됐다. 앞서 언급한 태아의 정신발생학적, 심리학적 발달의 단계도 이에 근거한다.

하지만 이 모두가 과학적인 근거에서라기보다는 일종의 경험에 의거한 철학적 믿음에 그 뿌리를 둔 것이었다. 과연 태교는 전통과 믿음에 그쳐야 하는 철학적 요소만 있는 것인가. 그러나 과학의 발달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에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태아의 청각 편(본지 714호)에 이미 소개했듯이 20세기 초반의 파이퍼 박사의 실험으로 태아에도 청각이 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또한 모성 태아학(산과)의 발달은 엄마의 감정 상태가 자궁 혈류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혔다. 산부인과적인 산전관리로 엄마의 건강과 태아의 건강을 끊임없이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태아의 환경을 좋게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는지 등이 계속 밝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편에서는 태교의 과학적인 부분과 그 가장 기본이 되는 ‘사랑의 태교’를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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