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족③]1인간편식·혼술집…앞서가는 시장, 안보이는 정책
[다양한 가족③]1인간편식·혼술집…앞서가는 시장, 안보이는 정책
  • 진주원 기자
  • 승인 2019.02.20 15:50
  • 수정 2019-02-22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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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식사·인간관계 어려워
6시에 닫는 복지관, 직장인은?
최저임금 받으면 월세가 25%
마트에서 장을 보는 남성들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마트에서 장을 보는 남성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누구나 일생에서 어느 순간은 1인 가구로 산다. 그것이 평생일 수도, 노년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은 노년의 삶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시장이 움직이는 속도는 빠르다. 마트에는 1인간편식이 넘쳐나고 음식 종류도 다양하다. 1인가구를 겨냥한 코너를 따로 마련하기도 한다. ‘혼술·혼밥 환영’이라고 써붙이고 영업하는 식당들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1인분만 포장해 배달해주는 맛집도 많다. 시장은 대응 속도에 비해 정책은 지나치게 느리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17년 기준 전체 가구의 28.6%인 562만 가구에 달한다. 1인 가구 중 여성이 50.3%, 남성은 49.7%이며, 성별과 연령대를 함께 보면 70세 이상 여성이 27.9%로 가장 많다. 그 다음 많은 집단이 30대 남성(22.2%), 40대 남성(19.5%)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불편함은 다양하다. 높은 주거비용과 식사 해결을 어려움으로 꼽혔다.

친구 6명과 한 집에서 “난민촌”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밝힌 박진우 씨는 “20살에 음악하고 싶어서 나왔고 11년 정도 밖에서 살았는데, 월세가 비싸다보니 4년 정도는 혼자 사는 친구 집에 얹혀살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원룸은 보통 월세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 정도이다 보니 최저임금을 받을 경우 월세만 25%가 넘는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이면서 마을공동체운동을 하는 김명철 씨는 주거 환경 문제를 지적했다. “주거환경이나 주거지원정책은 3·4인 가구 중심인데, 1인 가구의 주거 형태 중 하나인 고시원은 한 평당 관리비가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보다도 높다고 한다. 월세 부담이 그만큼 힘들다. 상대적으로 주택 부담이라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혼자 산지 10년이 넘었다는 40대 염기모 씨는 일상 속 불편으로 식사 문제를 꼽았다.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를 할 때 2인분을 시켜야 할 때도 있고, 음식을 해먹기 위해 장을 봐도 못먹고 버리는 양이 더 많다고 했다. 식사는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소하게 보고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또 혼자 산지 오래되면서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했다.

1인 가구들은 고립감과 외로움으로 사회적 관계 형성에 목말라 하고 있다. 모임을 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동진 씨는 “특히 명절이 되면 구청에서 구민 위한 행사를 많이 연다. 현관문에 행사 안내 전단지를 붙여놨기에 지난 설 연휴에 혹시나 해서 가봤는데 어르신이 많더라. 우리가 참여할만한 게(없다.) 참여해도 눈치가 보인다”면서 “1인가구들 행사가 많으면 눈치 안보며 참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명철 씨의 제안은 더욱 구체적이다. “복지관에 주민 모임 공간이 많은데 문제는 6시까지 연다는 거다. 직장에 다니면 밤에만 모일 수 있고 엄마들을 오전에, 어르신들은 오후 4시 전까지 이용할 수 있다”면서 야간 담당 인력을 배치해 이용시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나 혼자 챙기기도 바쁘고 내 한 몸 버티기도 힘들어서 결혼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경쟁적이고 불안한 사회 여건이 주요 원인이라고 염기모 씨는 지적했다.

단편적 지원이 아니라 가족 지원정책을 고민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점의 변화가 중요해보인다.

박진우 씨는 “1인 가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다 알고 있으니 1인 가구에 대한 문제적 접근은 맞지 않지 않는 것 같다. 대신 (개별) 존재에 접근해서 어떻게 잘 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구조적으로 1인 가구가 될 수밖에 없는데 자각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고 장관이 질문했는데, 자발적인 것과 (구조적인 게) 섞여 있는 것 같다”고 봤다.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은 “건강가족기본계획에 1인 가구의 어려움으로 꼽히는 ‘빈곤’과 ‘관계성의 부재 혹은 약화’가 반영돼야 하며, 이들을 위한 정책이 다각도로 제시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1인가구가 30%에 다다른다는 점, 이 비중이 앞으로 더욱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전제한다면 1인가구가 정책의 지원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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