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하게 나오지 않도록!”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하게 나오지 않도록!”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02.20 22:02
  • 수정 2019-02-20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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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성평등 방송 가이드’
‘음악방송 가수들은 모두 쌍둥이?’
정부가 아이돌 그룹 외모 통제…
시대착오적 규제라는 비판 쏟아져
일부표현 수정하겠다 밝혔지만
“검열독재 발상 사과하라”
하태경 의원 맹공세
방송사도 “출연진 외모 통제할
능력없다” 하소연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에서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은 심각하다”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큰 인기를 누린 아이돌 그룹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 연습생들.   ⓒ뉴시스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에서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은 심각하다”며 '과도한 출연'을 막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규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큰 인기를 누린 아이돌 그룹 선발 프로그램. ⓒ뉴시스

여성가족부(장관 진선미)는 지난 12일 출입기자들에 배포한 ‘성(性)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놓고 “정부가 아이돌 그룹의 외모까지 통제하려 한다”는 논란이 커지자 19일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한 일부 표현, 인용 사례는 수정 해 본래 취지가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 통제가 아니라 성평등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였다는 여가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중문화 생산-소비 구조와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가 얽힌 복잡하고 뿌리 깊은 현실을 지나치게 계몽적이고 권위적으로 접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0일 “전체주의적이고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진선미 장관의 사과와 가이드라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가부는 성평등 방송프로그램 제작 안내서 중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한 외모 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42쪽)에서 ‘음악방송 출연 가수들은 모두 쌍둥이?’라는 제목으로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은 심각하다. 대부분의 출연자가 아이돌 그룹으로, 음악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출연자들의 외모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며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합니다”란 가이드라인를 제시했다. 

이번에 여가부가 배포한 ‘성평등 방송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는 2017년판을 보완한 개정판으로, 이번에 논란이 된 ‘방송프로그램의 다양한 외모 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부록으로 추가했다. 가이드라인은 또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의 외모는 마른 몸매, 하얀 피부, 비슷한 헤어스타일, 몸매가 드러나는 복장과 비슷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외모의 획일성은 남녀 모두 같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이드라인 배포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정부가 방송 출연자의 외모까지 간섭하려는 시대착오적 규제에 나섰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외모에 대해 여가부 기준으로 단속하는가? 외모에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가? 닮았든 안 닮았든 그건 정부가 평가할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 주관적 취향의 문제”라며 여가부 가이드라인을 1970년대 장발, 미니스커트 단속과 비교해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하 의원은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여가부는 외모 가이드라인 전부를 폐지해야 한다”며 “진선미 장관의 검열 독재 발상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논란이 문제가 커지자 여가부는 19일 배포를 멈추고 ‘음악방송 출연 가수들은 모두 쌍둥이?’ 등 일부 내용을 수정하고 전체 맥락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분석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에서 지나친 외모의 부각, 획일적이거나 과도한 외모기준 제시, 외모지상주의 가치 전파 등이 나타나 이를 경계할 것을 권고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를 담당한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방송과 사회에서 선호하는 (외모)유형이 현실에서 쉽지 않다. 여기에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현재 한국 사회의 현실과 동떨어졌을 뿐 아니라, 실제 방송제작 현장에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MBC 예능담당 중견 간부 A씨는 여성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방송사가 출연진에게 (외모) 콘셉트를 요구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제작사·기획사가 제작해 시장에 나온 이들을 출연시킬 뿐이라 우리가 어쩔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시장에는 다양한 외모의 아이돌이 드물고 성공하기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개성있는 외모로 주목받은 마마무의 멤버 화사는 “데뷔 초 화사만 없으면 마마무가 예쁜 걸그룹이 됐을 것이라며 탈퇴를 요구하는 댓글들을 보며 상처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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