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30~40대 남성 1인 가구 간담회 개최
식사·사회적 관계·주거 등 어려움 꼽아
“1인 가구도 잘 존재할 수 있게 정책을”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도봉구 소재 은혜공동체주택에서 30∼40대 남성 1인 가구들과 만나 사회적 관계·주거·건강 등 애로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도봉구 소재 은혜공동체주택에서 30∼40대 남성 1인 가구들과 만나 사회적 관계·주거·건강 등 애로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여성가족부의 30~40대 1인 가구 남성들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특정 성별과 연령만 우대한다는 비난이 쏟아진 데 대해 14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금까지 다양한 가족들을 만나왔다면서 반박했다.

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 은혜공동체주택에서 1인 가구 남성 8명과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오늘 이 자리는 1인 가구로 살게 된 계기, 가족정책이 4인 가구에 편재돼있다 보니 1인가구로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 등의 얘기를 듣고 싶다”면서 행사 취지를 소개했다.

앞서 간담회 개최 계획이 기사화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여성가족부가 30~40대 남성을 우선 챙기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통계상 1인 가구 중 여성이 50.3%, 남성은 49.7%이며, 성별과 연령대를 함께 보면 70세 이상 여성이 27.9%으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 많은 집단이 30대 남성(22.2%), 40대 남성(19.5%)이라는 근거해서다. 또 13일 보도자료에서 진 장관이 밝힌 “30~40대는 상대적으로 이혼 등으로 인한 자존감 상실 등의 우려가 높으므로 이들이 사회적 관계망이 형성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겠다”는 발언도 문제가 됐다. 이들보다 지원이 시급한 집단은 경제활동과 신체 안전에서 취약한 집단이 60~70대 여성이라는 점에서다.

진 장관은 이와 관련, “어제 여러 가지 기사에서 반응이 오늘의 현실을 반영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1인 가구 비중이 약 30%로 가족 정책 방향이나 비전에 대한 고민이 이미 시작되고 있어서 현장에 가서 그런 현실에 처해있는 분들의 여러 가지 상황, 의견, 소회를 듣기 위해서 정말 많이 다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담회가) 오늘이 처음이고 30~40대 남성 1인 가구만 지원하는 거다, 이렇게 알려져서 여성은? 20대 남성은? 이라고 말하는데, 모든 분들을 다 만나고 있다. 앞으로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양육미혼부, 동거가족, 양육미혼모 간담회를 염두에 둔 해명이다. 하지만 1인 가구 간담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참석자들은 혼자 살면서 겪는 어려움과 불편함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식사 문제와 사회적 관계 맺기와 모임의 필요성, 높은 주거비용 등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 참석자는 주변의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나 혼자 챙기기도 바쁘고 내 한 몸 버티기도 힘들다고 말한다”면서 경쟁적이고 불안한 사회 여건이 1인 가구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남성 친구 6명과 한 집에서 “난민촌”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밝힌 다른 참석자는 “1인 가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다 알고 있으니 (개별) 존재에 접근해서 어떻게 잘 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구조적으로 1인 가구가 될 수밖에 없는데 자각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고 장관이 질문했는데, 자발적인 것과 (구조적인 게) 섞여 있는 것 같다”고 봤다.

진 장관은 “(1인 가구에 관한)이런 정책 지원을 (논의)하면 하나의 왜곡된 인식이 마치 1인가구를 권장하고 하려고 하냐는 이야기 나오는데, 현장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고, 현상 유지하면서 현실적인 삶을 돌봐야 하는 것”이라면서 계속해서 만나면서 건의사항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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