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경력쌓고 고용부 간다”

숙련도 낮으면 취업률도 낮아져 문제

이직 속출에도 여가부 무방비

 

“여성가족부 새일센터에서 경력 쌓아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로 간다.”

경력단절여성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여가부 민간위탁 기관인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오가는 말이다. 올해 도입 10년차, 전국 158개소에서 1000명이 넘는 종사자가 일하고 있고 매년 확대해나가는 사업이지만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년 5개월에 불과하다. 

새일센터장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구직자들의 취업률이 아니다. 숙련된 취업상담사들의 이직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이다. 이직이 잦은 원인은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고용센터 민간 상담원과 비교하면 초임 연봉이 439만원 차이가 난다. 정부부처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다른 취업 상담원들도 2600~2800만원 선이다.

새일센터 종사자의 이직 실태를 눈여겨봐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 새일센터 취업상담사들의 이직율은 경력단절여성의 취업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년 센터별로 구직자 수와 취업자 수로 취업률을 계산해 A등급부터 E등급까지 실적을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신용현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A등급기관인 마산새일센터는 종사자 평균 근속기간이 6년 5개월, 취업률은 36%다. 경남새일센터도 3년 7개월에 취업률 33%다. 반면 E등급을 받은 서울 중구새일센터는 평균 근속기간이 1년 3개월이고 취업률도 18%에 그쳤다. 센터장으로서 취업률을 높여야 하지만 더 나은 일자리로 가겠다는 직원들을 붙잡을 수도 없다. 급여를 올려줄 방법이 없다보니 경력자들을 전일제 근무가 아닌 시간제 일자리로 돌려 ‘나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센터도 나타났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야 의원들아 2019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만장일치로 새일센터 예산 증액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심각한 여성취업률과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재개, 나아가 성불평등을 해소하는 데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센터장의 지적은 일자리 정책을 넘어 여성 정책 전반에 관한 비판처럼 들린다. “여성 일자리 발굴을 위해 업체들을 다니다보면 ‘여성 상위시대 아니냐’고 오히려 되묻는다. 정부가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고 많은 일을 한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체감되는 건 없이 오히려 더 힘들다. 여성 고용을 외치면서 센터 숫자 늘리는데만 급급하지 말고 인프라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투자해달라.”

오는 25일 진선미 장관이 전국의 새일센터장들과 워크숍을 갖는다. 경력단절여성 취업 지원을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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