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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기분으로 <파라Para21>을 시작했어요.”

도서출판 이수에서 처음 제안이 왔을 때는 ‘문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문학지를 만들어달라’는 주제만 주어졌을 뿐이다. “편집진 구성과 내용 설정이 자유로웠어요. 평소에 마음이 잘 맞았던 사람들과 일할 수 있었던 이유죠. 한국 문학을 젠더 시각에서 바라보는 내용을 기획할 수 있었던 것도 제게 많은 자유가 주어졌기 때문이에요.”

특히 일반 문학계간지가 평론가 중심으로 꾸려지는 것과 달리 소설가·시인 등 문학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기대해도 좋다는 것이 최윤 편집주간의 은근한 자랑.

<파라Para21>이라는 독특한 책이름과 문학계간지로서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파란색 표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완성된 것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실을 새롭게 해석해보겠다는 의지가 ‘파라(Para)’를 낳았어요. 대중성도 어느 정도 생각했어요. 문학지라고 해서 꼭 두껍거나 무미건조할 필요는 없잖아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책을 반으로 접어서 한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파라Para21>이 누구나 쉽게 들고 다니면서 보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파라Para21>에 보이는 관심도 적지 않다. 이미 프랑스와 미국의 문예지에 번역문을 실을 준비도 하고 있다.

“문학에 자극을 주고 싶어요.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질문을 마구 던지면서요. 젠더 의식이 담긴 글을 다루는 것도 그런 이유가 크죠.”

‘한국 문학이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한 적이 있는가’라는 최 주간의 물음은 곧 <파라Para21>이 문학계에 던지는 출사표다.

조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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