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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할머니의 한국 방문이 화제였다. 언론사 초청으로 2주 남짓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훈 할머니는 민속촌과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8.15기념 수요 집회에 참석한 뒤 고향을 찾기 위해 마산, 진해를 방

문했다. 22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출국한 훈 할머니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한국 국적을 찾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중국 무한 위안부 할머니 국적 문제로 방문 불허

훈 할머니의 한국 방문을 보며 국외에 생존하는 위안부 할머니에 대

한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제2, 제3의 훈

할머니를 정부가 먼저 나서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정

부와 국민의‘반짝’관심이 극복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

다. 공감의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는 총 1백58명이다. 이 가

운데 국외 생존자는 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2명의 할머니이다. 훈

할머니의 바람대로 자신의 국적이 회복되고 정부 등록이 이뤄질 경우

국외 생존자로는 세번째 등록자가 된다.

정부에 등록된 2명의 국외 생존자를 제외하고 현재 확인되고 있는

국외 생존자는 중국 무한에서 5명, 동령에서 1명, 일본에서 1명 정도

이다. 윤정옥 정대협 대표와 정대협 관련자들이 이들의 생존을 확인

했다. 84년, 95년 두차례 중국 무한을 방문한 바 있는 윤 대표는“이

들 할머니들이 한국 방문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으나, 해방후 국적을

북조선으로 취득한 5명의 할머니는 우리정부가 국적문제로 방문을 불

허해 고향땅조차 밟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5명의 할머니 가운

데 4명은 고향이 경상도, 충청도이지만 해방후 언어 소통이 어려웠던

할머니들은‘조선’이라는 이름이 익숙해 북조선을 택했다는 것이다.

무한의 할머니들의 증언에 따르면 처음에는 33명의 할머니가 생존했

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에 생존하는 할머니는 93년 일본 정부

를 상대로 국가 배상 소송을 제기, 아직까지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

다. 위안부 문제 연구 관련자들은 “정부가 국외 생존자를 찾는데 직

접 나설 수가 없다면 이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를 도와주었으면

한다.”는 차선책까지 주장하고 있다.

〈낮은 목소리〉 일본관객이 한국관객 다섯배 이상

훈 할머니의 방문을 보며 정신대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반짝’관

심을 문제로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이‘꾸준하지’못하다는 사실이 여러 군데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위안부 할머니 돕기 모금운동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작년 10월 37개의 사회 시민단체가 연합해 결성한 시민연대가

지난 5월말 해산 하기 직전까지 거둔 총 모금액은 5억3천여만원. 애

초 목표한 30억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이다. 지난 1월 일본의 국

민기금이 우리측 할머니에게 기습지급 파문을 일으키는 등 한동안의

‘소동’에 비해서 지나치게 ‘부실’한 실적이다. 여기에는 기업들

의 참여가 전혀 없었던 것도 주요인으로 보인다.

95년 개봉된 〈낮은 목소리〉의 관객수를 일본과 비교해 보면 우리

측의 관심도를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다. 96년부터 순회공연에 들어

간 일본의 경우 관객수가 대략 15만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는 3만명 수준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보임’의 심명화

기획팀장은 “관객이 우리나라에서는 학생이 많은 데 비해 일본에서

는 부인층과 장년층이 많았다. 우리는 공감은 하지만 구체적인 행동

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평한다.

이밖에 작년 11월 신부전증으로 사망한 문옥주 할머니의 자서전이

한국에서는 출판사를 찾지 못해 출판조차 못되고 있다는 소식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문 할머니의 일본 증언을 계기로 친분을 쌓기 시작

한 저자 모리끼와 마치코 씨(50)는 3년여 동안 14차례 대구를 방문하

고 문할머니가 위안부 생활을 한 버마, 싱가폴, 태국을 3차례 답사해

가면서 할머니의 개인일대기 〈문옥주-버마전선 순사단의 위안부였던

나〉를 올해 2월 펴냈다. 마치코씨는 93년 빨간 저고리를 입고 증언

나온 할머니의 첫 모습을 잊지 못해 책을 펴낸 것이라고 밝힌 바 있

다.

정대협은 지난 8월 12일부터 다시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일본의 국

민기금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이제는 ‘반짝’관심이 아니라 지속적

이고 진심어린 동참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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