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페미니즘 이슈가 사회 전면에 부각된 한 해였습니다.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바꾸자는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고 불법촬영 근절을 요구하는 ‘혜화역 집회’에는 7만명의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지난해 불붙기 시작한 낙태죄 폐지 요구는 더욱 거세졌으나 헌법재판소는 사회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10년 만에 재개된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열망은 커졌으나, 이 과정에서 평화와 안보의 주체이자 당사자인 여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여성신문이 선정한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 해를 돌아봅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2번출구 일대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참여한 여성 1만2000여명이 불법촬영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5월 19일서울 종로구 혜화역 2번출구 일대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참여한 여성 1만2000여명이 불법촬영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불법촬영 범죄와 경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며 여성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5월 19일 서울 혜화역 인근 광장에서 열린 첫 번째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1만2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고, 다음 달 열린 2차 집회에는 4만5000명, 8월에는 7만명이 광장을 메웠다. 집회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져 단일 성별로 구성된 시위 가운데 역대 최다 인원이 모인 것으로 기록됐다.

이른바 혜화역 시위는 주최 조직부터 기존 집회와 달랐다. 지난 5월 ‘홍대 몰카 사건’을 계기로 익명의 ‘총대’(대표자)가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불편한 용기’를 개설하고 자체적으로 집회 준비에 참여할 100여명이 운영진으로 모였다. 집회 소식을 온라인에 알리자 불법촬영 문제와 사회 전반의 성차별에 분노한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이 집회에 참여했다.

참가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주최 측이 ‘생물학적 여성’으로 참가 자격을 제한해서다. 현장 스태프들이 사진을 찍으려는 남성을 제지했고, 초기에는 ‘생물학적 남성’ 취재진도 폴리스라인 밖에서만 취재가 가능했다.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일상의 공간에서조차 남성 등으로 부터 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들이 생물학적 여성이 아닌 이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많은 여성들의 외침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이 직접 집회 현장을 찾았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 내 자신도 포함된다. 내 책임이 크다”며 불법촬영 단속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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