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법 재개정을 위한 아동대토론회

“대통령 아저씨, 국회의원 아줌마 아저씨,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말로만 새싹이라고 말씀하지 마시고 저희처럼 힘들고 어렵게 사는 어린이들에게 눈에 보이는 희망을 보여주세요. 우리들에게 공부방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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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위기 속에 노출된 빈곤·결식 아동을 위해 지역아동센터의 법제화는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

대전지역공부방연합회 희망나눔터 성남공부방 이영주(6학년)양의 절절한 호소는 3만여 명이 모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실을 숙연하게 했다.

이 양은 ‘우리도 좋은 환경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주제로 성남공부방의 어려운 환경과 요구사항을 조목조목 발표했다.

지난 16일 빈곤아동들의 보금자리인 지역아동센터(공부방)를 법제화하자는 취지로 열린 ‘아동 대토론회’는 이 양처럼 각각의 주제를 갖고 ‘새 대통령에 바란다’와 ‘정책제언’을 밝혔다.

부천지역 새롬공부방의 이고은(4학년)양은 “어린이들은 배울 권리가 있고, 배우지 못하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천대받을 이유가 없다”며 “이런 어린이들이 배우지 못하면 나라와 정부에서 힘써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지역 어깨동무공부방 김대전(5학년)군은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동네마다 하나씩 만들어 달라”며 “어린이들이 전자오락에만 매달리거나 골목길에서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평택 나눔의 지역 아동센터 김숙희(중 1학년)양은 미군기지 근처의 열악한 환경을 얘기하며 “주변 환경이 너무 나쁜 곳에서 우리에게 건강하게 자라라고 이야기하시는 어른들은 옳은 말씀이 아니다”고 야무지게 지적했다. 김 양은 사회복지사가 돼 지금 목사님처럼 공부방을 하며 어려운 친구를 돕는 게 꿈이지만 목사님이 너무 힘들게 일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전라 주봉지역 아동센터 서수미 실무자는 “대학시절 철거반대투쟁하는 현장에서 공부방 활동을 처음 접해 서슴없이 공부방에 내 인생을 걸었다”며 “하지만 더 이상 좋아서 하는 일로 치부하기에 실무자들의 환경은 너무 열악하고 이제 국가가 빈곤아동들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부지게 주장했다.

아동대토론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아동복지법을 재개정하고 지역아동센터를 법제화할 것을 요구했다.

동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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