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감] 구멍난 젠더폭력 대응 체계 질타
[2018국감] 구멍난 젠더폭력 대응 체계 질타
  • 진주원
  • 승인 2018.11.02 14:27
  • 수정 2018-11-0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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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2018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2018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이종명 의원 황당 발언
“기업 여성 지위 향상은 포퓰리즘 정책”

30일 입법부인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 강서구 가정폭력 살인사건의 유족이 공포에 떨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법을 제·개정 해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여성이 삭제된 정치가 여성에게 얼마나 위험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불과 수일 전 가족을 잃은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이 직접 국회를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피해자를 보호해준 적 없는 국가에 대한 고발과 다름없었다.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참혹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30일 열린 여성가족부의 국정감사는 여성 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관한 질의가 집중됐다. 이날 제기된 사안들은 새롭게 발굴된 이슈가 아니었다. 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 제·개정이 장기간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는 점에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감사와 평가는 물론 국회의 자기반성과 함께 노력이 필요함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올해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는 정책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평이다. 노동 분야에서의 성차별과 청소년 보호정책, 가족정책 등도 다루어졌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취임 40일 만에 임하게 된 국정감사에서 짧은 시간 동안 현장 곳곳을 방문해 확인한 문제들을 답변 중간중간에 녹여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기자

 

젠더 폭력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가정폭력이나 연인 폭력 등 통계가 없다는 점,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허점이 많다고 했다. 가정폭력 피해 학생은 법에 따라 전학이 가능하지만 전학 간 학교에서 심리검사 결과가 가해 부모에게 휴대폰 문자로 전송되는가 하면, 부모라는 서류를 들고 학교에 가면 전학간 학교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진 장관도 “제일 연계가 안 되는 곳이 학교”라면서 “피해자 중심으로 보호조치를 정밀하게 점검하고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제도는 남편이나 애인의 폭력과 스토킹을 경찰에 신고해도 결국 가해자의 곁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져 있다”고 했고,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냈는데 판결문에 피해자의 집주소와 주민등록번호 등의 정보가 들어있고 가해자에게 제공된다”고 문제 등을 지적했다.

신 의원이 제안한 ‘특별 성별영향평가’는 주목할 만 하다. “성별영향평가제도처럼 특별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해 과거의 제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고쳐야 한다. 법원이나 경찰에 맡기면 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가족부가 입법 사법 행정 각 기관 전반에 걸쳐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면서 관련한 대국민공모를 상시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성희롱예방교육에 관한 현장 점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성희롱예방교육 강사의 자질 문제는 물론 교육 중 금융상품 홍보, 농산물 판매, 협찬업체 홍보 등을 하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에서 교육 강사 무료 지원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사설업체에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고용노동부와 같이 급히 현장점검을 해 강사들 현황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국방부의 성폭력예방만화가 성폭력을 희화화하고 있는데도 여성가족부가 국방부를 2016년 폭력예방교육 우수기관으로 선정한 사실을 지적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가족부가 성폭력 실태조사 과정에서 드러낸 수준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비판했다.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를 해놓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결과를 공개해 각 부처가 점검하고 바꾸도록 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이 담긴 주관식 답변 내용을 관리자급에서 열람할 수 있어 2차 가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방치한 사실, 국립암센터가 답변을 불법 매크로로 사용해 응답율을 조작한 사실도 밝혀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던 정부가, 부처별로 중복된 대책을 마련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디지털성범죄 지원센터’가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여가부의 대표 실적인데, 센터에서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지원 건수에 한계가 있다 보니 피해자가 신고를 접수해도 평균 대기시간이 2~4일이라고 해 고액을 들여 사설업체를 이용하게 된다”면서 “제대로 된 피해자지원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오히려 타 부처에서 오히려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 보고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2019년에 ‘디지털성범죄 대응센터’를 신설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고 업무가 중복된다고 말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가족부 장관은 데이트폭력방지법이 제정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여성가족부가 소극적인 것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강서구 가정폭력 살인사건 유가족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우산을 가린 채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여성신문 진주원 기자
강서구 가정폭력 살인사건 유가족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우산을 가린 채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여성신문 진주원 기자

 

양성평등 채용비리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권 성차별 채용 비리와 관련해 여성가족부가 미온적이라고 질타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자료를 받아 고용노동부에 기초자료로 제공했지만 이후 여성가족부에 얼마나 개선됐는지, 개선 방안은 조사했느냐고 물었지만 차후 진행된 바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진 장관은 차별적 조직 문화가 있는 곳을 특별근로감독 등을 고용노동부와 함께 하고 금융사 채용차별이 확인된 곳부터 방문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성별임금격차와 여성의 질낮은 일자리 문제를 여성가족부가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용현 의원은 남녀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주요 국가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반면 여성가족부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은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여성가족부 산하 시설 종사자들이 다른 부처 시설의 종사자들과 임금이 적다고 비판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정규직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여성가족부의 열악한 운영 문제를 지적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성범죄알림이 모바일 앱 구축과 유지보수에 수 십 억원이 투입됐으나 사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하는데 이용자가 많은 개인 정보를 입력해 인증을 거쳐 설치하는 문제와, 범죄자 거주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일일이 한명씩 파악해야 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에 전자 발찌 부착자가 있는지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소년 정책

윤종필 의원은 청소년의 게임 중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해결의지가 부족한 상황이며, 여성가족부는 치료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SNS와 유튜브 등에 청소년 유해매체가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지만 여성가족부의 심의 및 모니터링 사업 운용 예산은 턱없이 적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동영상 중 자살하자는 가사가 담긴 ‘대박자’송은 업로드된지 1년이 지나 청와대 청원이 올라온 후 유해매체물로 지정됐다. 또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자해 친구를 찾는 게시물이 자해 사진과 우우죽순 올라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고 모니터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나윤경 양성평등진흥원장은 예산의 한계를 “내년도에 (증액된) 모니터링 비용을 확보했다”면서 “올해는 지상파 중심 모니터링만 이뤄졌다. 내년은 예산을 딴 만큼 인터넷 모니터링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마트폰 채팅앱을 이용한 청소년 성매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문제를 제기했다.

송 의원은 전체 성매매 관련 범죄 입건 수 중에서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는 약 2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성매매처벌법 위반으로 입건된 여성 청소년은 2013년 42명에서 2017년 155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채팅앱을 이용해 성매매를 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사실이다.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이 성매매에 가장 많이 이용된 경로 중 채팅앱이 67%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매매 조장·방조 앱 317개 중에 278개(87.7%)가 본인인증 없이도 이용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평등 추진체계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출범을 위한 준비TF 활동이 올해 한번도 없었다며 사실상 중단된 문제를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와 함께 각 부처마다 설치되고 있는 성평등 담당부서에 대해 여성가족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성평등 추진체계의 역사를 통해 “여성부가 출범하면서 대부분 각 부처에서 폐지되거나 통합되면서 여가부에서 총괄하는 구조를 만들었는데 다시 부처로 분산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면서 “성평등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업무 집행은 각 부처가 개별부서를 만들어 수행하면 여가부가 가운데에서 샌드위치가 돼 역할의 중요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족정책

송희경 의원은 엉터리 민간 베이비시터 자격증 문제를 지적했다. 관리하는 소관 부처가 없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직접 30분만 강의를 듣고 자격을 취득했다면서 자격증서를 내보였다. 미국에서는 범죄경력, 신원조회가 의무화돼있고 응급조치가 필수교과목이라고 전했다.

진 장관은 “민간 베이비시터 문제는 오래 얘기되고 있었는데, 민간영역에서 국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도 있고 분야에 대한 통계도 나와있지 않다. 고용노동부와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답변하자 송의원은 “규제할 건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은 민간기업의 여성 고위직 확대 방안과 목표제를 비판하면서 성평등 정책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떠나서 성별로 승진이 결정된다고 하면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 “여성이라고 대우를 하게 되면 여성에게 약자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아닌가” “여성이라고 민간 기업 활동에서 여성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은 포퓰리즘 정책이며 국가가 기업을 통제하는 것이다”라고 말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대변되는 구조적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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