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대학원 박사과정(조선족)

한해를 시작할 때 쯤이면 항상 머릿속에 떠오르는 고마운 한국분들이 많다. 내가 그동안 서울에서 그나마 꿋꿋하게 정을 붙이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 그들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에 와서 첫 번째로 보낸 명절이 한국 최대의 명절 한가위(中秋節)였다. 중국은 한국처럼 한가위가 큰 명절도 공휴일도 아니어서 월병을 서로 선물하고 먹는 것으로 간단하게 보낸다. 그래서 가볍게 생각했던 추석 전날 하나 둘씩 연구실을 떠나 고향으로 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갑자기 외로움과 쓸쓸함이 엄습해 와 견디기 힘들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뒤에 온 크리스마스는 정말로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부모님 같은 교수님 내외분이 나를 가족모임에 초대해 주셔서 언니, 오빠 조카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도 하고 또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누어주면서 끈끈한 가족애를 느끼며 웃음꽃을 피웠다.

한국에 와서 아무 연고도 없는 나를 일년 동안이나 무료로 집에 머물게 하면서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주셨던 분도 계신다. 비록 같은 교회를 다닌다고 해도 가족도 아닌 다른 사람, 더욱이 외국인과 함께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안다. 그래서 같이 사는 동안 성격차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약간의 갈등과 오해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감사한 분들이다.

또 올 여름 이사할 때 주방용품들을 하나하나 챙겨주던 후배, 힘든 일이나 궂은 일이 있을 때 언제 불러도 뛰어오는 과 친구, 나에게 더욱 많은 한국문화를 보여주려고 가족모임과 친구들 모임에 함께 해도 된다고 불러주시던 분들, 집에 사모님이 직접 만든 전라도 김치라면서 맛보라고 하셨던 분, 크리스마스 전날 깜짝 선물과 함께 예쁜 편지를 건네주던 직장 친구, 가깝게는 어제 퇴근할 때 힘든 외국생활 잘 이겨내라고 위로를 해주시던 직장 상사 다들 너무나 고맙다.

그리고 지난 번 김해 비행기추락 사고 때 걱정돼서 생사여부를 확인하려고 전화를 주었던 후배, 비록 그 비행기에 탈 일이 없는 나인지라 후배의 전화를 받고 나서 실실 웃기도 했지만 걱정돼서 전화까지 해준 후배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 지금도 잊지 못한다.

특히 올 겨울엔 비록 늑대 목도리가 없었지만 주변에 이렇듯 고마운 이들과 고마운 사건들이 많았기에 나는 또 한번 서울에서 마음 깊은 속까지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잔잔한 감동을 듬뿍 느기면서 보냈던 2002년도 지났다. 올해엔 나도 내 옆에 있는 이들에게 내가 받았던 감동을 듬뿍 주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祝大家新年身體健康, 萬事如意! 恭喜發財!(쭈따쟈신넨션티지엔캉, 완스루이! 꿍시파차이!) 여러분 새해 건강하시고 만사형통하시고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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