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공약이행’ 강조, 정치개혁 최우선 과제

·일시

12월 23일(월) 아침 8시∼10시

·장소 여성신문사 대강당

·참석자

김상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신혜수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대표

이김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

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이오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가나다순)

·사회 김경혜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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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당선되면 정치혁명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정당개혁 하자고 결의했다. 사필귀정이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여성문제도 술술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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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수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대표

“소파개정은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바로잡자는 뜻이다. 우리가 미국에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메시지를 확실히 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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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김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

“공약을 집행하는 건 대통령 혼자 못한다. 여당과 야당이 협력해야 할 수 있다. 이번에 터져나온 젊은이들의 주장을 정치권이 받아야 한다. 야당도 감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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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여성 의제가 많이 나왔고 공론화됐다. 정치권이 이런 여론을 제대로 듣지 않으면 새 정부 성공하기 힘들다. 국회를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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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여성문제 푸는 것이 모든 것의 기본이다. 여성이 참여해야 정치개혁도 실효성 있고, 복지·가족 정책도 마찬가지다. 여성을 단순 동원하지 말고 잠재력을 깨우라.”

공약이행 감시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 제안

사회 = 접전 끝에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이제 중요한 건 수많은 여성공약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다. 본지가 새 정부의 과제를 정리하고 있다. 그에 앞서 노무현 후보 당선의 의미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김현숙 = 노무현씨 당선은 화해와 협력의 대북 포용정책의 계승·발전을 뜻한다. 한미관계도 평등한 쪽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여성들의 평화적 요구도 정책에 반영되리라 기대한다. 시간이 걸릴 문제이긴 하지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 개정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노무현 당선은 젊은 유권자의 승리”

신혜수 = 독재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노무현씨가 당선됨으로써 개혁이 중단없이 갈 것으로 본다. 여성운동 하는 사람으로서 다행이고 반갑게 생각한다. 우리가 개혁을 어떻게 완수하고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해 새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이오경숙 = 유권자들의 미래지향적인 판단이었다. 밑바닥 정서, 젊은층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미디어선거, 돈 안드는 선거도 자리잡고 있다. 이 덕에 여성문제도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갖고 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영자 = 비주류가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했다. 비주류의 주류화란 정치실험이 이뤄진 것이다. 노 당선자가 당내 비주류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지금까지 비주류라 여겼던 여성문제도 주류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노무현 당선은 그동안 정치일정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되짚어보게 하는 의미도 있다.

김상희 = 색깔론을 무력화하고 이념적인 진전을 본 점, 주민 참여 등을 성과로 꼽는다. 우리는 노 당선자를 개혁적이라고 보는데, 외신에선 진보라고 하더라. 이는 여성문제 해결, 가부장제 탈피에 덕이 될 것이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진보적인 흐름이 여성문제를 푸는 데도 좋을 것이다.

이김 = 노 당선자는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국민들은 이번 대선을 축전으로 즐겼다. 정치 허무주의와 냉소를 깼다. 참여민주주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여러모로 국민에게 재미와 감동을 줬다.

= 선거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지는’ 세대란 생각을 했다. 시민단체들이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요구를 했지만, 거대한 흐름의 주류가 되지 못했다. 젊은이와 네티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주류가 됐다. 시민단체가 그동안 정치공간에서 조심스러웠다면 젊은이들은 당당하고 직선적이었다. 이들이 국민을 감동시켰다. 우리 운동의 방향을 유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세대의 새로운 ‘운동방식’

= 붉은악마 현상, 촛불시위 등을 보면서 정치가 문화적 영역으로 옮겨가는 것 같다. 과거 운동·접근방식과 분명 달랐다. 노무현 지지자와 정몽준을 밀었던 젊은이들은 문화적으로 같은 부류일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 같지만 현상은 그렇게 나타났다.

= 프랑스에도 이런 현상 있었다. 20대가 굉장히 개인적이면서도 때에 따라 집단적 정체성을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 스포츠나 콘서트 같은 곳에서 드러난다. 우리의 경우는 민족적인 틀이 강조된다.

이김 = 개인주의의 발달이 되레 집단적 움직임을 이끈 것으로 본다.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이념적 틀과 생활환경도 달랐다. 인터넷과 핸드폰이 기동력을 갖추게 했다. 촛불시위는 굉장한 아이디어다. 우리의 방식은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디지털 세대한테 수혈 받아야 한다. 우리가 물러나야 할 때라고까지 보진 않지만(웃음), 여성운동의 새 판짜기에 새 틀이 마련됐다.

= 더 두고 보자. 노사모 같은 모임은 정치팬클럽이다. 대상을 우상화하는 속성 때문에, 다른 쪽으로 이전될 수도 있다. 신세대는 문화적인 지향을 갖는데, 이는 매우 유동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운동방식은 이런 힘과 어떻게 결합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 우리가 호주제 폐지 같은 주제를 던져 주면, 젊은이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낡은 정치 청산’ 시대적 과제

= 노 당선자의 지지율 변화추이를 보면 국민들이 낡은 정치를 혐오함을 알 수 있다. 세대를 넘어선 갈망이었다.

이김 = 그건 다소 일방적인 해석일 수도 있다. 기성세대 가운데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불안심리를 갖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우리 사회에는 모두 개혁적인 사람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안정지향적이고 보수적인 중장년층과 함께 개혁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이회창씨를 지지한 이들은 낡은 정치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경제적 안정을 더 원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약진도 눈여겨볼 일이다. 우리 사회의 이념이 다양화했다는 증거다. 낡은 정치를 깨자는 것은 국민적인 열망이라고 본다. 한나라당까지 포함한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

= 무조건 김대중 정부가 싫어 이회창씨를 지지한 이도 있다. 이김현숙 대표의 지적처럼 소수지만 막강한 보수세력의 존재를 유념해야 한다.

= 노 당선자가 가장 역점을 둘 것이 구태정치 청산이다. 사심을 버리고 정치개혁에 나서야 한다.

“폭넓은 언론개혁 운동을”

= 언론개혁도 중요하다고 본다.

= 언론개혁을 인위적으로 하는 건 반대다. 조·중·동 안에도 문제의식 있는 기자들 있을 것이다. 그들이 움직여야 한다.

이오 = 노 당선자가 가장 강조한 건 반칙과 특권을 없애겠다는 것이었다. 언론, 재벌도 반칙과 특권 없애야 한다. 철저히 해야 한다.

= 개혁을 하다보면 시끄럽고 복잡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국민들이 이를 보복이나 분열로 보지 말고 생산적인 과정으로 봤으면 한다.

= 되레 언론이 그것을 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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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조항 포함하는 소파개정

사회 = 노무현 정부가 소파개정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아는데...

= 미국에 대해 우리가 자주적 외교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빠른 시일 안에 개정을 하지 못하더라도 미국에 우리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해야 한다. 한미관계를 대등하고 자주적으로 하자는 얘기다. 중국에 대해서도 못 해왔잖나.

= 반미, 친미를 나누지 말자. 여중생 사건은 미군이 범죄를 은폐한 것이고 미국인들이 말하는 인권과 생명에 관한 문제다. 외교는 현실이다. 미국이 소파를 개정하자면서 다른 요구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론 안 된다. 노 당선자는 이 점을 확실히 봐야 한다.

이김 = 소파는 한미 사이의 권력관계를 반영한다. 그러니 불평등한 것이다. 미국이 85개국과 맺은 소파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우리의 요구는 정의와 인권을 세우기 위해 현실을 수정하자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늘 강조하던 대목이다. 미국은 자국 군인을 타국 법정에 세우지 않고, 타국의 지휘권 아래 두지 않겠다는 제국주의적 발상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소파 전반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새 정부가 아마 딜레마에 빠질지도 모른다.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힘을 얻어라.

이오 = 미국의 논리를 깰 수 없다면 노무현 정부도 어려움 겪을 것이다.

이김 = 독일소파엔 혼혈아에 대한 양육비 지원조항이 들어있다. 56년에 만든 것이다. 우리가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사회 = 여성인권조항을 개정될 소파에 포함시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 같다.

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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