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올해의 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 오신영 오페라가수
2018 올해의 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 소프라노 오신영

 

[성평등문화상 신진문화상 수상자]

“클래식 대중화 기여하고 싶다”

2018 성평등문화상 신진문화상을 수상한 소프라노 오신영은 오페라 무대에서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청년 성악가다.

오신영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을, ‘라보엠’에서는 미미가 아닌 무제타를 연기했다. 전형적인 여성성을 강조하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들이다. 

“오페라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획일화돼 있어요. 귀족 아니면 창녀 등이죠. 그 사람의 목소리 컬러에 따라 캐스팅이 들어오는 편인데 저는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여서 그런 역할이 주로 들어오는 편이라 깨보고 싶었어요. 괴팍하고 분노에 찬 밤의 여왕이 그렇고요. 틀을 깰 수 있기를 바라니까요.”

성역할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고 싶다는 선언적 의미다.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에서도 여동생인 그레텔 배역만이 아니라 목소리만 맞다면 오빠인 헨젤도 할 수 있지 않겠냐며 도전 의지를 내보였다.

오신영이 성악을 시작한 건 어머니의 권유 덕분이었다. 작곡을 전공한 어머니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일찌감치 피아노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중학교 3학년 무렵 조수미 콘서트를 찾았다가 성악에 매료됐고 혼자서 흥얼거리를 소리를 들은 어머니가 성악을 권했다. 그때부터 레슨을 시작했고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까지 마칠 계획으로 유학을 떠났다.

“소위 ‘금수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린 시절에는 크게 부족함 없이 자란 건 맞다”고 했다. 그러나 유학을 시작한 직후 위기가 찾아왔다. 어머니가 크게 아프면서 입원을 했고 의사로부터 못 고친다는 얘기를 들었다. 공부를 포기할 수 없어 방학마다 한국에 머물면서 어머니와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미국에서 오디션 무대에 서고 활동을 해야 할 기회의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어요. 심적으로 많이 무너졌고 모든 게 힘들었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도 음악이었어요.”

2015년 유학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정말 막막했다”고 했다. 유학을 다녀와도 설 무대가 없어 쉬는 사람이 상당수이고,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인 현실 속에 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열심히 오디션을 찾아다니는 것 말곤 방법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감사하게도 제게 힘든 일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일하는데 길이 하나하나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주어진 거 잘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도와주는 분들도 많았고요.”

학교를 벗어나 무대에 선지 2년 남짓. 꿈을 향해 이제 발을 디딘 셈이다.

“좋은 작품으로 큰 무대에 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무대, 다양한 매체에서 대중과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음악가로 기억됐으면 해요. 클래식을 대중화시키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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