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언/ 호주제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는 분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합니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양성평등한 사회가 오느냐? 장담할 수 있느냐?” 이런 순진한(?) 질문에 이렇게 답해드리면 대답이 될까요?

“호주제 폐지해봤자 양성평등한 사회는 안오기 때문에 반대하시나요?”

저도 그랬고 호주제 폐지를 가열차게 주장하는 분들은 모두 호주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양성평등한 사회가 온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양성평등한 사회가 어디 그렇게 만만하게 이뤄질 수 있나요? 그래요. 이런 말은 하고 다닙니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적어도 법적, 공적으로는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차별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테니 사적인 영역(인식)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구요. 양성평등한 사회에 좀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라구요. 말장난 하냐구요? 이것이 말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제 능력으로는 더 이상 증명을 못하겠습니다.

물론 저는 양성평등하고 개인의 존엄이 인정받는 사회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그래서 그 한가지 방법으로 호주제 폐지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이렇게 여성신문에 칼럼도 쓰고 있죠. 좀 강한 어조로 호주제 폐지의 당위를 설파하기도 하고 때로는 읍소하기도 하죠. 혹 필자의 확신에 찬 주장이 정말 큰 믿음을 주었나요? 호주제만 폐지되면 만사형통 행복해지는 것처럼 보였나요? 혹시 그런 순진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확실히 말씀드릴게요.

“호주제가 폐지된다고 양성평등한 사회는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성평등한 사회가 도래할 확률은 더 높아집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들은 너무 ‘불합리한 욕심’을 내며 살고 있지는 않나 말입니다. 뭐 하나만 바뀌면 유토피아가 펼쳐질 것이라는 착각을 하며 살고 있지는 않나요. 뿌리깊은 한국의 남성우월, 가부장적 사회분위기가 어떻게 한번의 법개정으로 바뀔 수 있겠습니까. 호주제 폐지라는 가족법 개정으로 어떻게 바뀔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아예 관심끊고 살지는 않겠습니다. 차라리 ‘합리적인 욕심’을 품고 사는 것은 어떨까요.

‘합리적인 욕심’이란 현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성찰하고 그 현실을 피하지 않고(현실을 국민정서란 말로 왜곡하지 않고) 일관되게 앞서서 나아가 보려는 어떤 경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욕심을 품는 사람들이 많을 수록 아니 합리적인 욕심을 품는 사람들에게 끝없는 관심과 격려와 지지를 보여주는 사회가 진보하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정리가 된 것이죠. 호주제 폐지는 양성평등한 사회를 향한 ‘합리적인 욕심’의 한가지 방법이란 것을 말입니다. 가장 확실한 보험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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