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 현장에서 여성 영화인들이 느끼는 성차별 체감지수는 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여성영화인모임(대표 채윤희) 주최로 열린 ‘여성영화인 활동 현황과 정책대안’ 정책 포럼 중 ‘여성영화인의 복지 및 정책마련을 위한 설문조사 분석’에서 수원대 연극영화학부 조혜정 교수는 “영화제작 현장에 있는 여성 영화인의 성차별 문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여성 차별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며 “여성들 스스로 성차별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 대처방법 역시 개인화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 해결 역량을 분산시킨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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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여성영화인 상에는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이 연기상에는 <오아이스>의 문소리씨가 수상했다. <사진·민원기 기자>

설문지는 ‘여성영화인 모임 정책팀’에서 작성한 것으로 올 8월부터 9월 두 달간 163명의 여성 영화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물론 간담회와 개별 심층인터뷰까지 진행했다.

조사는 영화제작 현장인력들(연출, 촬영, 조명, 미술, 분장, 의상)과 기술분야(편집 등) 및 제작, 관리직종을 현장분야(이하 현장)로, 기획과 마케팅, 홍보, 투자·배급, 시나리오 직종을 비현장 분야(이하 비현장)로 나눠 실시했다.

조 교수는 “현장과 비현장의 성차별 지수에 차이가 있다”며 “현장의 경우 50%로 남성과 접촉기회가 많고 영화제작 현장에서 여전히 남성 비중이 커 성차별 강도가 더욱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연출, 촬영, 조명, 제작 등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분야의 경우 “도제 시스템(팀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자신의 팀원을 발탁, 교육시키고 숙련공으로 만드는 후계자 양성 시스템)으로 인적 관계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두드러져 문제제기를 할 경우 따돌림은 물론 제작 현장에서 생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장의 성희롱·성폭력 가해자 1순위가 도제책임자(76.7%)인 데서 확실히 드러난다.

상명대학교 영화과 서인숙 교수는 ‘여성영화인이 체감하는 성차별적 요소와 개선 방향 모색’에서 “도제 책임자인 팀장이 영화사와 계약을 맺는 도급제 계약이 팀원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팀장의 눈밖에 나면 영화계에서의 축출을 의미, 절대적 지배와 종속의 권력관계 속에 여성 영화인의 위치는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몇 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영화 스태프 전문화 ▲개별 조수 계약제 ▲전문 인력 교육을 위한 영화 아카데미와 각 분야별 직능 조합 기능 확대 ▲능력 위주의 영화 인력 공개 채용 시스템 등 도제 시스템 폐지를 위한 모색과 더불어, 성차별 근절을 위한 근본적 개선과 처방책으로는 ▲여성영화인 고용 비율 확대 ▲영화진흥위원회의 여성 스태프 비율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제 등을 제안했다.

정책포럼 때 사회를 맡은 정연순 변호사는 토론회를 통해 “여성 영화인의 성차별과 성희롱, 성폭력의 심각성을 공감한다”며 “여성영화인모임이 강력한 단체는 아니지만 여성 영화인들의 성차별 사례를 여성단체와 연계해 해결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의 박향자 사무국장은 “이번 정책포럼이 영화계 처음으로 갖는 여성 영화인을 위한 첫번째 포럼이어서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며 이것을 계기로 “여성 영화인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은 지난 9, 10일 이틀간 ‘2002 여성영화인 축제’를 개최했다.

행사는 ‘올해의 주목할 만한 영화, 여성영화인’으로〈밀애〉의 변영주 감독,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이 선정됐고,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으로 공로상에 이경자(편집)씨, 연기상에 〈오아시스〉의 문소리씨가 수상했다.

부문별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에는 〈밀애〉의 신혜은 프로듀서, 〈집으로〉의 이정향 감독, 〈스물넷〉 〈오버 더 레인보우〉 신보경 프로덕션디자이너, 〈경계도시〉의 홍형숙 다큐멘터리 감독이 수상했다.

동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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